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by 박은석


이집트 배낭여행을 갔던 때였다.

어느 여행책자에서 보았는데 이집트인들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권하지 말라고 했다.

사진 같이 찍자고 하면 사진 찍힌 비용을 달라고 손을 내민다고 했다.

그러지 않더라도 현지인들 중의 상당수는 사진 찍히는 것을 기피한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더니 참 어처구니없었다.

사진에 찍히면 영혼이 떠나간다는 미신을 믿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 20년 전에는 그랬다.

이것은 이집트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도 서양 선교사들이 사진기를 가지고 왔을 때 그 요상한 물건이 우리의 혼을 뺏어가는 줄 알았다.

아마 사진을 현상한 것을 보고 분명히 사람인데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사람을 종이에 가둬버린 것을 보고 사진기가 매우 무서운 물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때는 사진기에 대해서 너무나 몰랐다.




대항해시대가 이르기 전까지 유럽 사람들은 스페인 서남부의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서 수평선까지 가면 낭떠러지가 있는 줄 알았다.

그 낭떠러지 아래쪽에는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이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브롤터에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바닷물이 점차로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으로 무장한 유럽인들은 수평선까지가 지구의 끝이며 그 너머에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절벽이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누군가 좀 먼바다로 나가겠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하면서 말렸다.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넘어서 인도로 가겠다고 했을 때 그 여행을 후원할 사람을 찾기까지 너무나 힘들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하더라도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럽에서 아프리카 쪽으로 내려오면 적도가 나오고 태양열을 뜨겁게 받기 때문에 바닷물이 뜨거워진다는 사실도 몰랐다.

몰랐기에 두려웠던 것이다.




내 앞에 거대한 존재가 서 있으면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 존재와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 존재가 나를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 이유 때문이 아니다.

사실은 그 존재를 내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내 앞에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존재가 서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내가 친구 사이라면 두려운 마음이 들 리가 없다.

오히려 반갑고 즐겁기만 하고 그 친구 때문에 마음이 더욱 든든해진다.

분명히 똑같은 존재인데 어떤 때는 두려운 마음이 들고 어떤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드는 이유가 있다면 내가 그 존재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이다.

결국 우리에게 두려움을 불러오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알지 못함, 무지이다.

새로운 기계를 구입해도 그 작동 방법을 모르면 기계를 만지기가 두려워진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면 그 만남 자체가 두려워진다.




옛날 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면서 달님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줄 알았다.

무슨 큰 일이 일어나면 달님을 향해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면서 도와달라고 빌었다.

달님이 무슨 대단한 존재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자국을 남긴 후에는 달님에게 기도하지 않는다.

달님이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절구를 찧는 곳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달에 대해서 이제 조금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은 모르면 두렵고, 알면 두렵지 않게 된다.

알고 나면 두려운 마음보다 이해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자신의 앞날에 대해서 두려운 마음이 드는 이유도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두려운 마음을 제어하고 이겨내려면 알아야 한다.

우리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평생에 걸쳐서 우리에게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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