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1월 27일은 대림(待臨)절 첫 번째 주일이다. 성탄절 전 4번의 일요일을 대림절이라고 한다. 기다릴 대(待) 자와 내려올 림(臨) 자가 합쳐진 말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내려온 것을 기다리는 절기이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절기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이 대림절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다. 그러니까 기독교 세계에서는 내일부터 새해가 되는 것이다. 대림절이 오면 나도 무슨 기대감 같은 것이 있는지 마음이 꿈틀거린다. 아내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종합선물세트를 가져다준다면 좋겠다고 한다. 아이들도 뭔가 기대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성탄절까지의 이 한 달의 시간이 날마다 축제의 시간처럼 보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성탄발표회 연습을 하느라 예배당에 모여들었고, 성탄의 밤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고, 하얀 눈이 내리는 밤 새벽송을 돌면서 성탄을 축하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의 때가 오면 어김없이 외쳤던 이 소리는 듣는 외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마음을 밝게 만들어주었다. 기독교인이든지 아니든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탄절을 기뻐하는 것 같다.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 성탄을 맞이하고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더운 여름에 성탄을 맞이한다. 하만 그들의 얼굴은 너나없이 환하고 밝기만 하다. 캐럴의 가사처럼 거리마다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이 웃으면서 기다리던 날이 성탄절이다. 성탄절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교회에서는 대림절의 4주일 동안 한 주에 양초 하나씩 늘려가면서 촛불을 켠다. 촛불이 어두운 곳을 밝히는 것처럼 성탄의 주인공인 예수님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촛불을 하나씩 밝히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그런데 우리가 습관처럼 말하는 크리스마스라는 말은 원래 성탄절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영어의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라틴어의 ‘Christus(그리스도)’와 ‘Massa(예배)’가 합쳐진 말이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의 원래 뜻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여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말이 확장되면서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예배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바로 그 예배를 드리는 날을 크리스마스로 부르게 된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카드에 종종 X-mas로 표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X’는 영어 알파벳의 22번째 철자가 아니다. 헬라어 알파벳의 ‘키(X)’라는 글자이다. 이 글자는 헬라어로 그리스도(Χριστοσ, 크리스토스)를 표현할 때 맨 앞에 쓰이는 글자이다. 그러니까 X-mas의 ‘X’는 그리스도 예수를 의미하는 글자이다. 이처럼 성탄절은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의 날이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서 이 성탄절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라는 말 대신에 ‘Happy Holiday’라는 말을 쓰자고 한다. 성탄절의 종교적인 색채를 제거하고 이날을 푹 쉬고 즐겁게 즐기는 ‘행복한 휴일’로 지내자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2월 25일은 그야말로 쾌락과 유흥이 어우러진 날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지키고 싶은 성탄절은 우리를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기쁜 날이다. 기쁨의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기쁨의 내면은 다를 것이다. 성탄절의 핵심은 예수님께 예배드리는 것이며,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서 우리도 이웃에게 사랑과 축복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탄절은 예배와 사랑이 어우러진 사랑의 축제이다. 감사하게도 올해의 성탄절은 일요일이다. 공휴일이 하나 줄어들었다고 아쉬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번 성탄절은 예배를 드리며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전하며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