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석 Dec 24. 2022

상상치도 못했던 기적의 성탄절


성탄절을 앞두고 하늘에서 흰눈이 쏟아지고 있다. 내가 사는 곳보다 상대적으로 더 따뜻한 남쪽 지방에 오히려 더 많은 눈이 내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마냥 좋아했을 어린 시절과는 달리 불편해서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첫눈이 내리는 순간에만 “와! 눈이다!”하는 탄성이 터져 나올 뿐이고 그다음부터는 눈에 대한 온갖 불편한 감정만 솟아난다. 옛날 사람들은 결혼을 한 사람을 어른이라고 하고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을 아이라고 불렀다는데 요즘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면서 탄성이 나오면 아이이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 어른인 것 같다. 그래도 아무리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리는 게 훨씬 좋다. “흰눈 사이로 달리는 썰매” 노래를 불러서인지는 모르지만 크리스마스의 배경에는 눈이 있어야 그림이 완성된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 구경은 실컷 하게 생겼다.




미국에서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말이어서 기독교인이 아닌 경우에는 불편한 마음이 든다는 이유에서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서로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차원에서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뭘 그런 것에까지 인권을 생각하는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서로 상대방을 생각한다면 개인 총기 사용이나 어떻게 좀 막아봤으면 좋겠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전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지키고 있다. 물론 예수님이 태어난 날을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로 지키는 나라들도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정교회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다. 하긴 나에게도 양력 생일이 있고 음력 생일이 있고 호적에 잘못 올라간 주민등록번호상의 생일이 있으니 그러려니 이해는 한다.




성경에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내용이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짤막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까 성경이 기록될 당시만 하더라도 크리스마스는 기독교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로마 사회가 기독교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탄생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성경에서 성탄절 날짜를 찾을 수 없으니까 하루를 택하여 기념일로 삼았는데 그날이 바로 12월 25일이다. 오늘날에야 자신의 생일을 특별하게 보내지만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서 자기 생일을 기억하고 생일을 제대로 찾아 먹은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예수님의 탄생일을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아마 예수님도 자신의 생일이 언제인지 굳이 밝히지 않으셨을 것이다. 만약 예수님이 “내 생일이 언제인데...”라고 하셨다면 그날에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을 것이다.




예수님은 처녀인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 그래서 예수님의 아버지 이름인 요셉을 모르는 사람은 더러 있더라도 예수님의 어머니가 마리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게 가능할까? 천사들이 나타났다는 게 사실일까? 동방의 박사들이 별을 따라 찾아오고, 한밤에 목자들이 달려왔다는 것도 놀랍다. 낯모르는 사람들이 갓 태어난 아기를 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날에는 그게 가능했다. 성탄절의 배경들을 살펴보면 모든 이야기들이 기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기적들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성탄의 이야기를 신화로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주장들도 그러려니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기적 같은 이야기,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널려 있다. 이번 성탄절에도 상상치도 못했던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매거진의 이전글 글이 멈추는 날, 내 글쓰기의 자세를 생각할 뿐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