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

by 박은석


고3이 되는 딸아이의 소원이 바뀌었다.

더 정확히는 소원이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단 가고 싶은 대학을 정했다.

‘ㄱ’대학교이다.

학과 과정은 아직도 유동적인 것 같지만 점점 좁혀지고 있다.

왜 ‘ㄱ’대학교냐고 묻자 그 학교의 응원단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내가 봤을 때는 수험생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다.

제발 딸이 가진 그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ㄱ’대학교에도 합격하고 응원단에도 들어가고 말이다.

새벽에 기도할 때 기도 제목이 하나 더 생겼다.

더 구체화된 기도 제목이다.

‘ㄱ’대학교에 더하여 응원단까지.

좀 우습기도 하지만 이렇게 기도의 제목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만사가 형통해서 아무런 소원도, 아무런 기도거리도 없다면 삶이 무척 단조로울 것 같다.

그러면 심심해서 어떻게 살까 싶다.

텔레비전 리모컨만 돌리며 누워있을 것 같다.




‘소원(所願)’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우리 겨레의 큰 스승이셨던 백범 김구 선생이 떠오른다.

그가 쓴 <백범일지>에 부록처럼 <나의 소원>이란 짧은 글이 실려 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 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동포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 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칠십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하여 살아왔고 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 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하려고 살 것이다.” 언제 읽어보아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마 내가 대한의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구 선생께서 이런 소원을 꿈꿔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김구 선생의 소원이 또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라는 글에 나타나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했다.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했다.

이런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김구 선생은 자신의 이름부터 바꿨다.

백정(白丁)이나 평범한 범부(凡夫)일지라도 자신처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이름을 ‘백범(白凡)’으로 바꿨다.

마음의 소원을 더욱 구체화시킨 것이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가르치신 말씀대로 김구 선생은 일평생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한 걸음씩 걸어가셨다.

독립을 꿈꿨던 김구 선생의 소원은 이미 실현되었다.

문화강국을 꿈꿨던 소원도 오늘날 우리 눈앞에 실현되고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 단,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할 때만 그 말이 맞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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