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간단하다. 중학교 때까지 자유롭고 즐겁게 학교 생활하다가 고등학교 올라갔더니 강제로 모의고사를 보란다. 그렇게 즐겁게 중학교 생활을 하고 고등학교로 올라온 학생들은 모의고사 시험문제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아이들 눈엔 까만 건 글씨, 하얀 건 종이로 보일뿐이다.
시험문제지를 잠시 들여다보곤 아이들은 바로 잠잘 채비를 한다.
이 학생들은 '지금 난 누구?, 지금 여긴 어디?'라는 '존재론적 의구심'에 마주하게 된다. 그 결과 이 이해 못 할 현실을 '잠이라는 탈출구'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특히 2교시 모의고사 수학 시간쯤엔 누가 마취가스를 살포한 것처럼 극소수의 몇 명을 제외하고는 책상과 자신의 상반신을 완벽하게 합체시켜(이것이 진정 물아일체(物我一體)인 건가) 잠을 자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시험감독관인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깨워도 깨워도 다시 자는 학생들, 개중에는 학생 인권을 운운하며 잠을 깨우지 말라며 짜증 내는 학생들이 있다. (이 녀석... 헌법에서 보장하는 수면권 조항을 알고 있는 건가?! )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
다음 달에는 우리 아이의 모의고사 등급으로 충격받은 학부모님이 또 날 찾아오겠지. (교육청 모의고사 성적표는 보통 한 달 뒤에 나온다. 참고로 모의고사 가채첨을 학교에서 답지 리더기로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모의고사 점수는 당일 안에 나옮을 참조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