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J이다. 계획적이다. 순서부터 정한다. 결정하면 그때 움직인다. 생각대로 이뤄지면 기분이 좋다.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면 힘난다.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고 뿌듯해한다. 매일이 보람이 있기를 바란다.
아내는 S이다. 즉흥적이다. 실행부터 한다. 시작이 빠르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는다.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발견하면 몹시 흡족하다. 성공하면 희열을 느낀다. 그 기쁨을 잊지 못한다. 다양한 도전을 반복한다.
난 지속적이다. 긴 시간 고민한다. 이것저것 따져본다. 알아보고 또 알아본다. 확신이 서면 생각을 멈춘다. 그제야 몸을 움직인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본다. 힘들게 정했으니 안 멈춘다. 찾을 만큼 찾아 딴 데 눈 돌리지 않는다. 한 곳만 바라본다. 고지식하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한다.
아내는 융통성 있다. 우선 움직인다. 하면서 맞춰 간다.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 순발력 있다. 변경에 능수능란하다. 다 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편견이 없다. 모든 문이 열려있다. 선택의 폭이 넓다. 잘못 갔으면 맞는 길을 찾는다. 전환이 빠르다.
부딪칠 때가 있다. 아내는 시작하지 못하는 날 답답해한다. 난 끝마무리 못하는 아내를 이해 못 한다. 아내는 융통성 없는 날 안타까워한다. 나는 예측 불가한 아내에게 혼란을 느낀다. 서로 인정 못한다.
존경할 때가 있다. 아내는 철두철미한 날 대단해한다. 난 아내 추진력에 감탄한다. 아내는 내 꾸준함에 엄지를 세운다. 난 틀에 갇히지 않은 아내 생각에 손뼉 친다. 서로 추켜세운다.
비판과 칭찬이 반복한다. 그 혼합 속에 서로 모르게 씨를 뿌린다. 이해라는 줄기가 올라온다. 수용이라는 잎이 돋아난다. 조금씩 각자 안에 자리 잡는다. 전보다 덜 충돌한다. 갈등이 일어날 때쯤 그래서 그런 거구나 생각한다.
상대 결점이 결점이 아니다. 서로 부족함을 메워준다. 취약한 부분을 대신 채운다. 더 이상 나만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한다. 덕분에 용기가 난다. 두렵지 않다. 버겁지 않다. 희망을 꿈꾼다.
난 아내에게 배운다. 아내는 날 통해 알게 된다. 조금씩 닮고 맞춰진다. 서로 따라 한다. 그동안 안 한 시도를 한다. 미흡한 부분을 스스로 메꾼다. 보고 배운 대로 한다. 상대 방법으로 해본다. 틀릴 리가 없다. 각자 오랫동안 갈고닦은 노하우이다. 교집합이 생긴다. 사람이 절대 바뀌지 않는 줄 알았다. 혼란스러운 화합이 변화를 일으킨다. 기적이다.
계획도 좋다. 즉흥도 괜찮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각자 자랑하고 싶은 한 면이다. 더 좋고 나쁨이 없다.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뭘 잘하고 부족한지 인지해야 한다. 좋고 싫음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보인다. 내가 상대방에게 힘이 된다. 나도 도움을 받는다. 여러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화학적 결합이 발생한다. 누가 이기고 지지 않는다.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보게 된다. 이쪽저쪽 모두 잘 산다. 나와 아내가 달라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