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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Oct 30. 2015

02_모과 예찬





통인 시장에 갔더니 모과 2개에 오천 원이다. 요즘 자꾸만 모과에 눈이 간다.

내가 자주 가는 길에 모과나무 두 그루가 있다. 요즘은 모과 나무를 보는 재미로 산다.

모과 하나만 떨어졌으면 하면서 매일 그 골목의 커어브를 돈다.

어느 날 밤에는 나무에 샛노란 열매가 매달린 걸 보고 레몬이 자라는 줄 알았다.

가을에 자라는 샛노란 열매를 보기만 해도 그냥 기분이 좋은 것이다.

오늘 아침에 그 길을 분주하게 걸으며 또 모과 하나만 떨어졌으면 했다.

담벼락 아래 금이 간 모과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모과를 손에 쥐고 있으니 그냥 웃음이 나왔다.

좋은 향이 났다. 금가고 울퉁불퉁한 게 못생겨서 좋았다.

작업실 책상에 노란 모과를 세워뒀다.





요즘 모과 예찬을 하다 보니, 친구가 모과차를 주겠다고 했다. 

친구가 가방에서 모과차가 든 무거운 유리병을 꺼냈다. 꼭 푸우가 먹는 꿀병 같았다.

친구의 가방에 모과차가 덩그러니 있었을 생각을 하니 좋았다. 고마웠다.

친구가 준 모과차를 마신다. 따뜻하고 향이 좋다. 꼭 이 모과차를 다 마시면 봄이 올 것 같다.


거두절미하고 모과가 예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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