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2025
아보하
아주보통의 하루.
대단한 일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힘든일이 있지도 않았던 그저 그랬던 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내세요.
제시된 키워드 중 개인적으론 아주 보통의 하루(아보하)에 주목하고 싶다. '아보하'는 그냥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하는 삶의 태도다.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고 SNS에 인증하는 대신 집에서 차 한 잔을 조용히 즐기거나, 주말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기보다 동네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선호한다. 오늘 퇴근길, 난 마트에 들러 와인을 담아 가야겠다. 오늘 '아보하'는 정해졌다.
-트렌드코리아 2025 중 발췌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는 그동안 젊은이들이 외쳤던 '욜로'와 '소확행'과 '아보하'는 하나하나 다른 결 이라고 덧붙인다. 욜로는 내일은 없는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고, 그것은 이미 미래가 없는 젊은이들에게 퍼졌다가 욜로 외치다 골로 간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한물 가버린 유행이 되었다. 그리고 등장한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하루중에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는다는 의미는 욜로에서 스케일이 조금 작아진 행복일까 아니면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일까? 어쨌든 작아도 끝까지 나를 위한 행복을 찾겠다는 의지 아닐까.
고현정이 나오는 유퀴즈를 가만히 보면서, 저렇게 돈 많고 인기 많고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 무슨 걱정일까 싶다가도 그래, 저 사람도 사람이라 자기 고민이 있겠지 싶다.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겠지만.
유재석과 고현정은 그저 하루가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나이가 50이 넘고 보니 무탈하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깨닫는 다는 말을 함께 나누고 있었다.
무탈無頉하다
1. 형용사 병이나 사고가 없다.
2. 형용사 까다롭거나 스스럼이 없다.
3. 형용사 트집이나 허물 잡힐 데가 없다.
40대가 되어보니, 아이둘의 엄마가 되어보니 아무일 없이 저녁이 되면 가족들이 모두 집에 들어와 함께 밥을 먹는 안온하게 지낸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나도 깨달아 가고 있는 중이다. 큰 사고 없이, 큰 사건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각자 소중히 지내고, 각자의 할 일을 오늘도 해내고 버텨왔다는 일이 얼마나 티가 안나지만 얼마나 힘든일인지 이제는 아니까.
꼭 어떤 성과나 결과가 있어야지만 만족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모두다 함께 저녁에 얼굴을 마주하고 웃을수 있는 순간이 소중하다는 사실도 깨달아가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사람들이 점점 살기 힘들어져 보통의 하루를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의 하루가 아무일 없는 하루가 나의 일을 해내는 하루하루가 모여 나를 만들고 내가 하고싶은 한발짝을 나설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내세요.
당신의 하루가 평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