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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팔자가 상팔자

by 남청도

말복이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으니 한창 무더울 시기인데

때 아닌 장마가 그칠줄 모르고 장대비를 쏟아 붓고 있으니

전국이 물난리로 북새통이다.

예년 같았으면 삼복 더위엔 기력을 보충한답시고 황구를 잡아 먹기도 했는데

요즘엔 구포 개시장도 없어지고 영양탕집도 거의 사라졌다.


예전엔 똥개는 아이들 배설물이나 핥아 먹고 도둑이나 지키는 일이라도 했는데

요즘은 반려견이라 해서 서열이 나이 많은 조부모보다도 훨씬 앞선데다가

살아서는 개호텔 출입도 자주 하지만 죽어서는 개장레식장까지 간다니가 개팔자가 상팔자가 됐다.

반면에 소는 태어나서 죽도록 일만 하다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고기를 보시하고 떠난다.

아무리 좋은 주인이라도 소를 잡아먹지 않고 우장례식장으로 보냈다는 소문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소는 초식동물이라 성질이 비교적 온순하다

하지만 힘이 세고 성을 내면 무섭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코뚜레를 끼워서 통제를 한다.

아무리 성질이 사나운 소라도 고삐를 다그쳐 잡고 채찍으로 다스리면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다.

'우이독경'이란 말이 있다. 쇠 귀에 경 읽기란 말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우둔하여 알아듣지 못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문통이 집중호우와 북한의 무단방류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임진강 최북단 군남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측에서

방류사실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우리 수량관리에 큰 도움이 될텐데 그게 지금 아쉽게도 안되고 있다"고 햇다.

2009년에도 북측이 황강댐 물을 예고없이 방류해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일이 있고 나서 열린 남북회담에서 북은 방류시 남측에 사전 통보해 주기로 약속했는데 또 다시 무단으로 물을 방류한 것이다. 남측 국민이야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하는 식이다. 남북회담의 약속이야 지켜도 되고 안지켜도 그만인 셈이다. 핵무기개발로 세계 최강의 미국과 상대하는 북인데 시시한 남조선 조무래기들하고는 상대도 하지 않겠다는 으름장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통일부는 북의 황강댐 무단 방류 다음날 천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우리 세금 180억원을 들여 지은 남북연락 사무소를 북이 폭파했는데도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미국 눈치만 아니면 무엇이라도 퍼 주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북의 핵무기가 겁이 나서 그런가?

'우이독경'이란 말뜻도 모르는 놈들이 국정의 고삐를 잡고 있어서 그런가?

소는 자고로 고삐를 단단히 죄어 잡고 채찍으로 다스려야 한다. 고삐를 느슨하게 잡고 있다가는 쇠뿔에 떠받혀 죽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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