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너

by pahadi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은 변하는 게 당연하다. 반들반들 닳아진 문 손잡이며, 군데군데 깨진 보도블록들, 어느새 꽤 얇아진 카디건, 자라다 못해 늙어가는 나와 멀어지는 청춘만큼 소원해진 너.


닳아진 게 손잡이의 잘못이겠나. 깨진 것이 보도블록의 잘못이겠나. 얇아진 것이 카디건의 잘못이겠나. 늙어가는 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듯 소원해진 건 너와 나의 잘못이 아니다.


물 위를 부유하는 배처럼 바람에 실려, 세월에 실려 만났던 우리가 바람 따라, 세월 따라 멀어지는 것이 당연한 거지.


그래도 너를 알게 되어 기쁘다. 너와 함께한 시간이 있어 행복하다. 멀리서도 언제나 너의 안녕을 기원한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너의 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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