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는 이상한 말이 묘하게 맞는 말처럼 들릴 때가 있다.
아이와 산책을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분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신다. 한창 자전거를 배우고 있는 아이의 눈에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시는 할아버지가 얼마나 멋있었을까. "형아는 자전거 타네" 아이에게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탄 멋진 형아였다.
사전적 의미로 "형"은 남남끼리 사이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가 많은 남자를 정답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다. 자전거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으니 처음 보는 사이지만 심리적 거리는 꽤 가까웠을 거다. 나이가 적은 아이가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남자)를 정답게 형아라고 불러도 틀린 건 아니지. 물론 할아버지께서 못 들으셔서 다행이지만. 들으셔도 귀여워서 껄껄 웃으시지 않았을까? 나도 나이가 든다면 할머니보다 누나나 언니가 더 좋을 것 같다.
온 세상이 언니, 오빠라고 생각하니 사는 게 덜 팍팍하게 느껴진다. 우리 모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출신 아닌가. 따지고 보면 다 언니가 오빠지. 차마 입 밖으로 언니, 오빠라고 부르지는 못하지만(미쳤다는 소리 듣기 딱 좋지) 마음으로만은 언니, 오빠라고 생각하련다. 나도 나이가 들면 누군가에게 꼰대나 할머니보다 언니나 누나라고 불렸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멋진 언니가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