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나는 수도승처럼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미지근한 물 한잔. 삼시 세 끼는 쌀밥에 나물, 두부, 김 그리고 심심한 된장국. 아무리 더워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이고 가끔 출출할 때도 빵 대신 견과류를 먹는다.
아! 정말 이러다가 득도할 것 같다. 이게 다 식도염과 위염 때문이다. 식도염과 위염은 나의 엉망진창 생활습관 때문이니 누구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지만 이 넓은 세상, 많고 많은 맛난 것들을 보고도 삼킬 수 없는 건 정말 분하다.
오늘도 얼음을 와그작와그작 씹는 대신 미지근한 물 한 모금 머금는다. 잠시 바람 소리가 풍경 소리처럼 들리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내 마음이 미움도 욕심도 모르는 소박한 수도승처럼 고요한 척한다. 식탐도 해탈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