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캠핑

by pahadi

우리 가족이 캠핑만 가면 비가 온다. 아니, 비가 쏟아진다. 남편과 아이 둘만 갔을 때도 비가 쏟아졌으니 남편이 캠핑을 가면 비가 쏟아진다고 정정하겠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캠핑을 갔는데 여지없이 비가 쏟아졌다. 요새 가뭄이 심각한데 참 잘 됐다. 당분간 남편이 회사를 쉬고 캠핑장에 상주해야 할 것 같다.


작년 황사비가 내리던 어느 캠핑장에서, 남편은 다시 한번 캠핑을 갔을 때 비가 내리면 캠핑장비를 다 팔아버리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우리 집 베란다에는 캠핑장비가 증식하고 있다. 하나 있는 취미이니 이 정도는 살짝 눈감아주기로. 이것이 5년 산 부부의 우정.


우중 캠핑의 맛도 한두 번이지 이제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불청객처럼 느껴진다. 자주 오지도 못하는데 갈 때마다 비가 내리니 남편은 무척 속상해했다. 비보다도 속상해하는 모습이 더 안타까울 지경. 등을 토닥이며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비가 오는 게 진짜 네 탓은 아니잖아. 그냥 운이 좀 안 좋을 뿐? 이 참에 우중 캠핑 전문 유투버가 되어보는 건 어때? 그런데 원래 학교 다닐 때도 소풍날이면 비가 왔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