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내가 그 전보다 세상을 사랑하게 됐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에 어울리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는 것.
엄마가 되기 전에 나는 철저히 나만 아는 사람이었다. 세상에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배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수한 선의에서도 불순한 의도를 찾아내기 급급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세상에 착한 마음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먼저 예쁜 아이들이 그렇고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그렇다.
슬픈 일에 함께 울어주고 기쁜 일에 같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한결같았다. 저 일이 내 일 같고 그 아이들이 내 자식 같아서겠지.
나쁜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도 누군가의 예쁜 아기였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며 가슴 아픈 건 내가 너무 많이 간 걸까.
아이를 키워보니 알겠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이라고. 그리고 어른들이 살만하게 만들어가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