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육아휴직 중이다. 학생 시절부터 그 흔한 휴학도 없이 쉼 없이 달려와 취직을 했다. 직장인으로 꼬박 7년을 채우고 자의와 타의로 육아 휴직을 했다. 처음 1년은 내 생애 가장 치열한 한 해였다. 육아라는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눈물을 쏙 뺐다. 그렇게 엄마라는 역할에 익숙해진 요즘 '내 일'을 하던 그때가 그립다.
항상 지긋지긋하던 그 일과 조금 떨어져 보니 일말의 애틋함이 생겼다. 지금처럼 그때도 나는 늘 투덜이였다. 이 일은 나와 맞지 않고, 직장의 모든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금 더 긍정적으로 일했으면 좋았을 텐데. 일을 많이 하면 그만큼 배우는 것이 있을 테고 이왕 할 거면 투덜대는 것보다 웃는 낯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건 지나고 나니 할 수 있는 말이겠지? 어디 사람이 쉽게 바뀌나. 박명수의 말처럼 그때로 돌아가도 더 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테니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겨둬야지. 다만, 내가 다시 '내 일'을 하게 되면 더 열심히 달려들어보자고 다짐한다.
언젠가 아니 곧 다시 일하게 될 텐데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예전에 하던 일을 이어서 할 확률이 가장 높다. 천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별 다른 준비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요즘 같은 장수시대에 두 번째 직업 정도는 필수로 생각해 둬야 한다. 어느 정도 생계가 보장되고 나면 더 잘 살려고 일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여기서 어느 정도라는 게 중요하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으니까. 가장 좋은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것인데 전설처럼 들어는 봤지만 본 적 없는 유니콘 같은 소리다. 그래도 그랬으면 한다.
무작정 취직이 잘 되는 과를 골라 대학을 가고 취업을 했던 그 시절에는 하지 않던 고민들이 쏟아진다. 너무 늦은 고민이구나. 하지만 이제라도 하는 게 어디냐. 제정신으로 깨어있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그곳에서 불행하다면 나의 하루가, 인생이 불행해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재미난 일을,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 과연 그런 일이 있냐며 내 안의 투덜이가 또 반기를 들지만 그래도 그런 일이 있다고 믿고 싶다. 그래야 찾아볼 용기라도 내보지. 두 번째 직업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