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핫케이크를 구워요.

완벽한 핫케이크 굽는 법

by pahadi


행복한 주말의 시작은 늦잠과 브런치 아니겠는가. 느지막이 일어나 커피와 핫케이크로 여유를 부린다. 이 완벽한 여유를 위해서는 완벽한 핫케이크가 필요하다. 핫케이크 믹스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여기에도 나만의 개똥철학이 있다.


완벽한 핫케이크는 두툼하게 부풀어 올라 폭신폭신한 식감을 자랑해야 하고 알맞게 구워져 노르스름한 갈색을 뽐내야 한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지만 핫케이크에게 외모는 곧 맛을 의미한다.


핫케이크를 두툼하게 구워내기 위해 반죽에 머랭을 쳐서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너무 귀찮기 때문에 일요일에 어울리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반죽과 불 조절이다.


Back to the basic!

환상의 반죽을 위해서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핫케이크 믹스 포장지에 있는 레시피를 정독할 것! 전문가들이 수천번의 시도 끝에 만들어낸 황금비율이다. 이번만큼은 30년간 함께 한 나의 직감 대신에 전문가의 의견을 믿어야 한다. 정독한 레시피대로 달걀 1개와 우유 140ml를 섞어 달걀물을 만들고 핫케이크 믹스를 200g 넣고 잘 저어준다.

다음 중요한 재료는 버터. 다른 기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나는 꼭 버터를 사용한다. 버터 하나로 핫케이크의 격을 높일 수 있다. 소분해 냉동실에 얼려두고 사용하면 편하다. 적당량의 버터는 2등분해 핫케이크를 뒤집었을 때도 넣어준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올리고 약불로 맞춘다. 약불이 두 번째 포인트다. 핫케이크를 굽는 내내 약불을 유지해야 핫케이크가 두툼하게 잘 부푼다. 버터가 녹으면 반죽을 붓는데 프라이팬 정중앙에서 반죽을 쪼르르 부어주면 둥근 모양이 잘 잡힌다. 그리고 필요한 건 인내심.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 보면 반죽에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온다. 이 순간, 타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이기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정 불안하다면 불을 잠시 꺼도 좋다. 기포가 살짝 말라갈 때쯤이 뒤집을 골든 타임이다. 뒤집고 다시 버터 추가! 살짝살짝 들춰가며 황금색이 나올 때까지 구우면 짧고 굵은 여정이 끝난다.


이제 식기 전에 맛있는 먹는 일만 남았다.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따뜻한 핫케이크에 듬뿍 바르고 메이플 시럽을 넉넉히 뿌린다. 한입 크게 베어 물고 마무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 맛있다.


다 먹으면 정리는 뒤로 미루고 소파에 늘어지게 눕는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어쩐지 다가오는 일주일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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