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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May 05. 2016

세상에서고양이가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서점 직원들이 팔고 싶은 책 2013년 일본서점대상 8위에 빛나고 일본에서 7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제목부터 묘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2016년 5월에 영화로도 개봉한다고 한다.


작가 가와무라 겐키는 신인작가이지만 일본에서 영화화된 "전차남", "고백", "늑대아이"의 감독이다.


뇌종양 말기로 죽음을 선고 받은, 고양이를 키우는, 고작 서른살 우편배달부 주인공에게 악마가 나타나서 묘한 거래를 제안한다. 당신은 내일 죽지만 하루에 한가지 씩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없애는데 동의한다면 하루 씩 생명을 연장해주겠다고. 인간은 천지창조된 이후에 세상에 너무 많은 잡동사니를 만들었다고.


첫째날에는 악마가 '전화'를 없애겠다고 한다. 그 전에 단한번만 전화를 쓸 수 있는 찬스로 첫사랑 그녀와 만날 약속을 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지금 이 심정이 학창 시절에 그녀의 전화를 기다렸을 때의 그 심정과 똑같다는 것을. 곧바로 전할 수 없는 그 안타까운 이 시간이야말로 상대를 생각하는 시간 자체인 것이다. 옛날 사람들에게 편지가 상대에게 도착하고, 상대의 편지가 도착하는 시간이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듯이. - <화요일_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면>


둘째날에는 나와 첫사랑 그녀가 열광했던 '영화'가 사라진다. 마지막 영화를 고르기 위해 영화 오타쿠인 학창시절의 친구에게 도움을 구한다.

그렇다. 그때 홀로 창밖을 바라보던 쓰타야에게 나는 큰 위안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누구와도 엮이지 않고, 조바심내지 않고, 그냥 느긋하게 혼자서 소중한 것만을 주시하려 했다. 나는 그 모습에서 위안을 얻었던 것이었다. 그 무렵 나에게는 소중한 거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가 나를 원했던 게 아니다. 내가 그를 원했던 것이다. - <수요일_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셋째날, 시계가 사라진다.

규칙이 있다는 것은 그와 동시에 속박이 동반됨을 의미한다. 인간은 그 속박을 벽에 걸고, 방에 놓고,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행동하는 모든 장소에 배치했다. 급기야 자기 손목에 시간을 휘감아두려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유는 불안을 동반한다. 인간은 속박을 대가로 규칙이라는 안도감을 얻은 것이다. - <목요일_세상에서 시계가 사라진다면>


넷째날, 악마가 말했다. 이 세상에서 고양이를 없앱시다.

"인간이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고양이가 인간의 곁에 있어줄 뿐이야" - <금요일_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소통, 추억, 시간, 고양이... 당연히 존재했던 것들이 사라질 때야 소중함을 느끼고,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잔잔한 책도 좋았지만, 따스하게 그려질 것 같은 영화가 더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개봉해주면 좋겠네.


마침 책 주위로 등장해주시는 고양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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