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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연 Aug 19. 2021

미술품 가격 결정의 비밀

레오나르도다빈치 <구세주(Salvator Mundi)>


미술품 가격은 참 아리송하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대부분의 미술품 가격은 저세상 숫자인 데다, 아무리 생각해도 작품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세주(Salvator Mundi)>는 역사상 최고가인 약 5천억 원($450 million)에 낙찰되었다. 그렇다면, 약 5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미술품 가격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3orkmMlSpmI

Leonardo da Vinci's 'Salvator Mundi' | 2017 World Auction Record | Christie's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세주(Salvator Mundi)>는 컬렉터가 경매(미술품을 유통하는 2차 시장)를 통해 제시한 가격으로 형성되었다. 1억 달러로 시작한 <구세주(Salvator Mundi)>의 경매는 19분 만에 시작 금액의 4배 이상이나 달하는 금액에 이르렀는데, 무엇이 여러 컬렉터들을 이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자. 여기서 미술품 가격을 형성하는 여러 요인에 대한 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그린 그림인가? 


작가의 이름은 작품의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전 세계 누구나 알고 있듯,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천재 화가이자 조각가이며 발명가, 건축가, 해부학자, 음악가이기도 했다. 이런 전설적인 인물이 그린 그림이기에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구세주(Salvator Mundi)>는 지금까지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인지 아닌지에 대해 여러 학자들끼리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모나리자>에서도 썼던 기법인 스푸마토 기법(Sfumato: ‘연기와 같은’이라는 뜻으로 윤곽선을 번지게 그려 신비한 효과를 내게 하는 명암법을 말한다)을 <구세주(Salvator Mundi)>에서도 썼다는 점, 그리고 '<모나리자>의 남성판'이라는 마케팅을 통해 화제가 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는 점이 더욱 부각됐다. 


희소성이 있는가?

다빈치가 창조해낸 여러 작품 중 세상에 현존하는 유화는 20점도 채 안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다빈치의 미술 작품은 진정한 리미티드 에디션인 셈이다. <구세주(Salvator Mundi)>는 전설적 인물이 그린 것을 넘어, 희소성까지 갖춘 작품이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형태가 되었다. 


작품의 보존 상태는 어떠한가?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작품의 컨디션(보존 상태)에 따라 작품의 가치는 상당 부분 영향을 받게 된다. 사실 <구세주(Salvator Mundi)>는 아직까지도 작품의 보존 상태 등을 고려할 때 그 정도의 몸값을 가질 가치가 있는지를 두고 전문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누가 소장했었는가?


미술품은 여러 재화들 중 재 거래될 때 감가상각이 되는 것과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술품을 소유했던 히스토리에 기반해 작품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어있다. 특히나 이름 있는 컬렉터와 미술관을 거칠수록 작품의 가격은 더욱더 올라간다. 


그렇다면, <구세주(Salvator Mundi)>의 히스토리는 어떨까? 

1958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이 그림은 다빈치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의 스타일을 모방한 후대 작가 중 한 명이 그린 것이라 여겨져 45파운드라는 적은 돈에 팔렸었다. 하지만, 2005년 미국 아트딜러 협회 컨소시엄에서 <구세주(Salvator Mundi)>가 진품이라는 발표를 하게 되면서, 약 1만 달러에 팔리게 되고 연이어 2011년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까지 하게 되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입지를 다지게 된다. 그리고 2013년에 러시아 컬렉터인 리볼로블레프가 1억 2,700만 달러에 구입을 하게 되고, 2017년에 그는 크리스티 경매에 이 그림을 내놓게 된다.


이렇듯, 유명 기관이나 컬렉터가 작품을 소장했다는 히스토리가 쌓이면서 여러 이야기가 작품에 더해지고, 작품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 가치 매김은 예술 제도를 이루는 내막의 다양한 사회적 변수들이 존재하게 된다.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들은 전략적인 배팅을 통해 이슈를 만들기도 한다. 무엇을 위해서? 그건 여러분의 상상력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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