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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12

by 이숙정
1464843318407.jpg photo by Clumsytime(김예은, 이다은, 패션돌 박정아)/글 이숙정




더 이상 청바지 라인이 살지 않고

셀카에 자동 보정에도 얼굴 라인이 잡히지 않고

지하철역 어딘가에서 방향을 잃고

아이돌들의 얼굴과 이름이 구분되지 않으며

살아온 추억만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그걸 나이 먹었다고 한다지?


청바지 치수를 올려 입고

셀카는 얼굴보다 배경을 크게 넣고

지하철역에서는 앱을 켜고

아이돌 대신 내 청춘 속 가수들을 되짚으며

살아온 추억을 기록해


너무 당연한 사실에 우울해하기엔

살아갈 시간이 너무 많고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

나는 열심히 나이 먹고 있고

나는 최선을 다해 나이 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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