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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Oct 05. 2021

복제인간

나에게 자식은,

나에게

자식은 항상 사랑스럽지도

항상 살아갈 의미를 주지도

항상 행복을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식은 항상 나의 부족한 부분을 일깨워 당황스럽게 만들고

항상 인내와 분노의 경계선에서 갈등하게 만드는 '오늘의 사건과 사고 소식'이다.


자식은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을 무한 긍정하게 만들다가도,

어느 순간 당황스럽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 천사의 모습으로 내 품에 안긴다.


나에게 자식은

부족하고 미성숙한 나를 '사람답게' 만들어 주는

과학으로 입증 못 할 복제인간이다.


그래서,

자식은 손에 쥐고 있으면 소유물이 되고

머리에 이고 있으면 짐이 되고

등에 업고 있으면 업보가 되지만

내려놓으면 친구가 된다.


그것도 아주 나를 많이 닮은 친구,

그러나 나와 아주 많이 다른 실수를 하고

나와 아주 많이 다른 선택을 하고

나와 아주 많이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가장 좋은 친구는 일 년에 한두 번 생존을 확인하면서도 수십 년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가장 편한 친구는 만나서 별 말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대상이다.

가장 소중한 친구는 힘들 때 달려가게 되는 사람이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는 조건 없이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다.


가장 필요한 친구로 남는 것, 

내가 자식에게 남겨줄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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