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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22. 2021

우주를 삼킨 작은 생명체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



열다섯 번째 이야기







너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웃을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팔짱 낄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차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쇼윈도우 너머 물건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수다 떨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버스에 나란히 앉을 수 있어서 좋다

너와 함께 손잡고 집에 올 수 있어서 좋다

네가 너이어서 좋다

나와 발을 맞춰줘서 고맙다

....




아이를 키울 때는 1년 365일 가장 친한 친구가 아이다.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유치원 갓 들어간 아이를 데리고 동네 커피가게에 간다.

아이는 아이스크림,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속에 젖어 있고

나는 그 조그마한 생명체가 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창문 너머의 풍경에 젖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꿈과 서로 다른 이유에서 함께 였지만

늘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그 조그마한 생명체의 존재만으로도 한없이 고마웠던 어느 날.




우주를 삼킨 작은 생명체가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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