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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28. 2021

미장원

'라떼는' 말이야......



열아홉 번째 이야기








미용실도 아니고 헤어숍도 아니고 미장원이다.

언어의 변천사까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 엄마는 미장원에 다니셨고

내 이십 대는 미용실을 다녔고

이제는 헤어숍을 다니고 있다.


그런 단어가 있다.

우연히 스쳐 지나간 단어 하나가 기억 더미에 묻혀있던 

추억들을 끄집어내는 그런.

그런 단어가 오늘은 하필 미장원이다. 


사람이 나이를 더해가면 

앞에 놓인 미래의 길보다

뒤에 놓고 온 기억들이 많아진다.

그 기억들이 많아질수록 

앞에 놓인 하루를 살 때마다

그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먹는다.

그 양분과 그 에너지로 하루를 살아낸다.


요즘은 그것을 추억팔이, 혹은 '라떼는'이라 표현하기도 한다지?

그런데 그거 알까?

그 '라떼는' 우리가 살아 낸 역사이고

우리가 헤쳐온 비바람이고

우리가 건너온 삶의 깊이란 걸.


혹여 내가 '라떼는'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살아 낸 역사의 시간으로 들어주면 좋겠다.

헤쳐온 비바람의 세기를 같이 느껴주면 좋겠다.

건너온 삶의 깊이를 들여다 봐주면 좋겠다.


당신에게도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

그 높이만큼, 깊이만큼

추억이란 단단한 버팀목이 생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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