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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Dec 27. 2021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열여덟 번째 이야기








그동안 잘 지냈니?

벌써 올해가 얼마 안 남았어.

그동안 소식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어.

시간 참 빠르지?

젊었을 땐 한 해가 가도 그저 즐겁기만 했는데 이젠 시간의 무게가 제법 느껴지니 말이야.

몸이 아팠다고 들었어. 나이 드니 조금씩  삐걱거리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몸만 조금 아프고 마음만 안 아프면 돼.



안 되는 일에도 너무 마음 쓰지 마.

안 되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안 되는 거 알지?

그 시간에 되는 일과 가능성에 열과 성을 다하렴.

지나간 일, 지나간 연에도 연연하지 마.

그건 딱 거기까지인 거야.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백배 더 소중한 거니까.



지난번에 네가 그랬지?

요즘은 뭐든지 겁나고 자신 없다고.

항상 노력하고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너를 잘 봐.

넌 잘할 수 있어. 

노파심에 다시 하는 얘기지만 남의 말에 신경 쓰지 마.

남의 말은 사흘을 못 간다고 했어.

별 고민 없이 하는 다른 사람 말이나 시선 따윈 개나 줘버려.



네가 한 말을 기억해.

마흔 살 이후의 얼굴은 자기가 책임지는 거라고.

그 말 잘 지키고 사는 넌 참 괜찮은 사람이야.

늘 사랑하며 살길 바래. 밥 잘 먹고 새해엔 볕 좋은 날 너 좋아하는 떡볶이도 먹고 미술관도 가. 

난 열심히 네 삶을 사는 네가 좋아.




2021년 마지막 날 

내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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