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시련 1 – 큰 아들의 울음 앞에서

by 하울

모든 생명은 울음으로 세상에 온다.

아기의 첫 울음은 존재의 선언문이다.

“나는 여기 있다.”

그 외침으로 삶이 시작된다.


스물여덟에 나는 첫아이를 가졌다.

입덧도 없이 밥맛 좋고, 피부엔 윤기가 돌았다.

행복은 그 자체로 충만했다.

그러나 출산은 달랐다.


서른여섯 시간을 버텨도 아기는 나오지 않았다.

의사의 손끝과 간호사의 팔꿈치가 내 몸 위에서 분주히 움직였고,

결국 나는 수술실로 실려 갔다.

“오후 두 시 사십 분, 삼점오 킬로그램.”


붉은 얼굴, 두 눈을 꼭 감은 채 세상에 나온 아이는

울지 않았다.

그저 숨을 쉬었을 뿐이었다.

처음엔 몰랐다.


일주일 뒤, 아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손발이 떨리는데도 아무런 소리가 없었다.

병원에 달려갔지만,

의사는 “정상입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날부터 나는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 헤맸다.

발바닥을 때리고, 몸을 흔들어도

아이는 울지 않았다.

의사들은 “성대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라 했다.


나는 매일 울었다.

아기를 대신해,

두려워서 울고, 죄책감에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의 온몸이 좁쌀 같은 수포로 뒤덮였다.

바늘로 물집을 하나하나 터뜨려야 했다.

복도에 서 있던 나는

고통을 견디는 그 아이의 침묵에

다시 울었다.


그러다 그 아이가 울었다.

소리는 너무 작아, 바람이 바늘귀를 스치는 듯했지만

내게는 천둥처럼 들렸다.

그때의 감격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의사의 말로는 긴 산도 체류로 인한 일시적 마비였다.

울음을 되찾은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목소리를 키워갔다.


그때부터 아들과 나는

함께 우는 법을 배웠다.

아들의 울음이 내 울음이었고,

그 합창이 우리 삶의 기도였다.


그날 이후 나는 쉽게 운다.

남의 기쁨에도, 슬픔에도 눈물이 난다.

아마 그때 흘린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은 탓일 것이다.

울음은 아픔을 견디게 하고,

마음을 비우게 하는 몸의 언어다.

웃음이 삶을 밝혀준다면,

울음은 그늘 속에서 우리를 지켜준다.

이제 나는 울음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다.

억누르지 말고, 숨기지 말고,

살아 있다는 증거로

오늘도, 웃듯이 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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