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생각나는 날
열심히 살다 보면 쉬는 것마저 어색해지는 순간이 온다.
너무 달리기만 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서 아이들 온라인 개학을 하고 나 또한 재택업무로 일을 이어가다 보니 일과 아이들 케어까지 풀업무를 하고 있는 느낌에 달리는 과정이 후달릴때(?)가 있다. 그럴 때 잠깐 버퍼링이 일어난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을까? 분명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아이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 말이다.
그 이유가 떠오르지 않을 때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서 아이들이 이렇게 수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되뇌며 마음을 다잡는다.
마음을 다잡아도 쉬이 가시지 않으면 잠시 격한 휴식을 갖는다. 냉장고를 열어 야채실에 있던 맥주 한 캔을 딴다. 그리고 쭈욱 들이킨다.
나는 평소 맥주 한잔을 좋아한다. 맥주가 주는 힐링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시원하면서 따끔한 목 넘김으로 오는 쾌감과 취하지 않으면서 그 한잔의 알코올 섭취가 주는 알딸딸함의 업텐션이라고 해야 할까? 설명이 길었지만 그렇다. (어쨌든 그 느낌이 전해졌기를 바라며....!)
요 며칠간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었다. 집에서 바라본 나무들이 다 휘청거릴 정도였으니 그 심함이 가늠이 된다. 날씨가 따뜻해질 줄 알고 반팔을 꺼냈건만 다시 후리스잠바를 걸쳤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마음도 스산해져 맥주 한잔과 마음이 따스해지는 노래가 곁들여져야 힐링이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이다. 찬바람이 불어올 때 들으면 좋은 '적재의 별 보러 가자'를 선곡했다.
예전 비긴 어게인 3에 나왔던 적재의 라이브로 들으면 더 무드 있어진다. 그렇게 그 속에서의 힐링을 느끼며 쉼을 나에게 선사한다. 맥주 한잔과 노래를 들으며 온전히 노래 가사와 선율에 젖어든다. 그리고 생각한다. 행복이 무어랴? 그냥 이 순간에 내가 즐길 수 있는 것.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열심히 사회생활하다가 마음이 지치면 친한 지인을 불러내 술 한잔을 기울인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잔 기울이며 서로 사는 이야기로 공감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우리 내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라며 공감 속에 오는 위로와 위안이 있다.
때론 혼자 먹는 혼술도 좋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혼자 듣고 싶은 음악을 틀고 몸도 좌우로 흔들며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노래 가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센티해진 걸까? 원래 있던 감수성이 더 깊어진 걸까? 이런저런 생각도 들지만 나의 감성이 더 풍부해졌다는 기분 좋은 느낌도 든다.
오늘은 그렇게 쉬어가고 싶은 날이다. 별것 아닌, 거창한 힐링이 아니지만 그 순간에 내가 몰입해서 즐기고 있다면 그것이 힐링이고 행복 아닐까? 이렇게 혼자 즐기고 나서 나는 다시 원래의 패턴으로 돌아갈 힘도 얻는다.
너무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을 스스로 만들면 좋겠다.
분명 내 기분을 플러스로 만들고 그 시간을 갖고도 후회하지 않을 기분 좋은 몰입이 되어야 한다.
즐길 수 있다면 몰입은 저절로 일어나니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걸로 선택해보자.
오늘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맥주 한잔의 힐링 어떨까? 소소하지만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