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

by 샴스 Shams

"왜/어떻게 채식을 시작하기에 된 거예요?"


수 없이도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가끔 이 질문을 받으면 숨이 턱 막힌 듯 대답하기가 어려워진다. 분명히 그렇게 정한 날들이 있고, 이것에 대해서 백번은 족히 말했을 텐데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동물은 먹는/먹히는 존재였다. 어제까지 집 앞에서 멍멍 짖던 소리로 집을 채우던 강아지가 다음날 보신탕이 되어서 역겨운 냄새로 집안을 가득 메웠지만, 어린 나는 슬프지 않았다. 이상하지도 않았다. 고양이가 쥐를 물고 지나가는 모습, 우리가 귀여워하든 토끼를 내려치든 아저씨, 평상에 앉아서 거미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잡아먹는 모습을 같이 지켜보던 우체부 아저씨와 나…. 어린 시절 동네에서 목격하며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장면들이다. 뇌리에 박혀있어서 지금도 생생하지만, 그날 느꼈던 감정이 무엇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식탁 위에 올라가 있는 동물의 사체를 보는 것이 사실 괜찮지 않다. 내 눈앞에서 고기를 먹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웃어야 한다. 괜찮다고 말해야 한다. 사실 괜찮지 않지만,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괜찮지 않다. 어느 쪽도 괜찮지 않음으로 나는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인상을 남기는 안일한 선택을 하기로 한다.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동물성 무언가를 먹고 쓴다. 비건이 아닌 음식을 먹을 때도 많다. 또한 고기만 고기는 아니다. 내가 입고, 먹고, 사는 모든 것들이 실은 어떤 생명을 학살한 대가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 집이 그렇고, 내가 끼고 사는 핸드폰이나 노트북이 그렇고, 지금 앉아서 글을 쓰는 일터가 그렇다. 채식이라면서 먹는 음식들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에 스스로 무뎌지면서 타인이 먹는 고기에 예민한 내가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넘어가지 않는 수많은 고기들을 마주하는 일상이 까끌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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