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로난 맥클라우드

You need me

by Pale Cactus

‘우리를 포기하지마‘

돌아서는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걸어가던 여자가 돌아왔다

‘포기는 네가 한 거야 ‘


‘제발 난 너 없으면 못 사는 거 알잖아 ‘

질끈 눈을 감고 한숨을 쉰다.


'그만하자'

돌아서는 여자옆으로 성경책이 날아온다.


'네가 필요해'

남자에게 성경책을 건넨다

남자가 여자를 꼭 안고 속삭인다.


'걷지도 못하는데 어디 가려고' 여자를 노려본다.

어지러움증에 아래를 보니 다리가 잘려있었다.

로난의 비열한 웃음에 놀라 잠에서 깬다.


엄마 순정이 여자를 보고 지나가는 간호사를 쫓아간다.


'있어, 네 다리 있어'

이반이 어깨를 감싸며 말한다.

다리를 내려보다 긴장이 풀린 여자는 이반을 쳐다본다.

'미안해 네가 괜찮아지면 가려고 했는데 잠깐만 더 있을게'

흑발의 창백한 피부가 붉게 물든다.

‘네가 있을 필요는 없어 그보다 로난은 어떻게 된 거야 살아있다니?’

이반이 놀란 표정으로 입만 뻐끔거렸다.

뒤늦게 나타난 러셀이 신나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살아있지 네가 원하면 죽일 수도 있고’

이반이 어깨너머 러셀을 노려본다.

‘죽이다니 무슨 사람을 죽여?’

‘죽여줄 수 있어?’

‘물론이지’

자신감 있는 러셀의 대답에 케일이 들이닥친다.

‘죽이긴 누굴 죽여?

러셀의 몸이 무색한 덩치의 케일이 모두를 압도한다.

‘거짓말이지?’

믿기지 않는 여자가 묻는다.

‘살아있지 지금 제임스가 돌보고 있지만’


‘제임스는 누구야?’

‘로난이 감옥에 집어넣은 절친이야‘

케일이 온화한 미소로 대답한다.

‘당신이 어떻게 로난을 알아? “

‘하나님이 가르쳐주셨지 ‘

케일이 미소 짓는다.


‘없어 ‘

푹 퍼진 얼굴에 몇 가닥 없는 앞머리를 옆으로 넘긴 남자가 고개를 젓는다.

‘정말? 아무것도?‘

등뒤에서 빨리 움직이라고 아우성이다.

’ 계좌에 한 푼도 없어. 가서 전화해 봐 ‘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덩치가 작은 남자가 죽일 듯이 노려본다.

제임스는 두 배이상되는 큰 덩치이지만 얼른 자리를 피한다.

왼쪽 가슴 명찰의 색깔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다.

오렌지는 단순 사기나 절도, 초록색은 폭행 및 폭력, 핑크색은 아동범죄, 빨간색은 살인자들로 무기징역을 산다.

오렌지색은 어릴 때부터 마약을 하며 물건을 훔치는 양아치들이다. 초록색은 평소엔 일반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화가 나거나 정식적으로 힘들 때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분노조절장애자들이다.

핑크색명찰은 입소하는 순간부터 모두의 밥이다.

신체적 특징은 도드라지지 않지만 재소자들이 보기에도 소름 끼치는 눈빛과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꿰뚫어 보고 조종하려는 능력이 뛰어나다.

물론 그때까지 살아남기 힘들다.

초록색이 선택적 분노조절장애자라면 빨간색은 초록색과 같이 폭행 폭력성이 강하지만 그 대상이 자신의 가족이나 경찰에게 향한 진정으로 분노조절장애자들이다.

남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부류이다.

몇의 빨간 명찰을 찬 이들의 영향력은 갱단을 넘어설 때가 있다.

단체생활을 하는 갱단은 그들을 영입하고 싶어 하지만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그때부터는 갱단이 그를 시한폭탄으로 분리한다. 일반 재소자나 갱단을 건드리면 명분이 되어 그들을 차단한다.

오렌지색죄수복을 입은 남자가 운동장을 어슬렁거린다.

하루에 한 시간만 허락되는 자유지만 찬바람에 뼛속까지 시리다.

무리를 지은 사람들을 피해 철창 가까이 다가간다.

철창 반대편의 콘크리트사이로 작은 풀포기가 자라 있다.

어떻게 자랐을까 생각에 잠긴다.

‘제임스’

앞니가 두 개 빠진 빅터가 손짓을 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를 쫓아간다.

사회에선 무시하고 지나갈 사람의 말을 이곳에선 따라야 한다.

교도소에서는 밖과는 또 다른 사회다.

갱은 인종으로 나눠진다,

흑인, 백인, 스페니쉬등으로 나눠진다.

서로 뒤를 봐주고 서로를 위해 싸움을 한다.

한정된 공간에 성격을 모아놓으니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음식, 잠자리, 자유시간, 성욕까지 제한되니 작은 실수에도 서열싸움으로 피바람이 분다.


기존에 갱이 있는 사람이나 갱이 없는 사람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종교적인 이벤트와 더불어 거의 매달 행사가 진행된다.

무료한 감옥 안에서 하루를 채워주는 스케줄이다.

하지만 이벤트를 준비하는 기간엔 서로 조심한다.


이벤트마다 주어진 자신의 일을 하며 평소보다 싸움이 적어진다.

모두가 기다린 이벤트는 크리스마스 행사이다.

강단을 채운 크리스마스트리와 선물 꾸러미로 가득하다.

초록과 빨강의 향연에 죄수복을 입은 재소자들이 모여든다.

‘저 녀석은 뭐야 본 적이 없는데’

‘저분은 신부님이야 케일 신부님 달려들 생각하지 마라. 나치 놈들이 달려들었다가 두팔다 부러트려서 화장실도 맘대로 못 간다.’

2미터의 육박하는 키에 다부진몸매에 정장을 입었지만 성경책보다는 덤벨이 어울린다.

행사가 끝나고 제임스가 케일신부에게 다가간다.

인자한 미소의 케일 앞에서 제임스는 한없이 작아진다.

‘신부님 고해성사를 하고 싶습니다.‘

‘좋죠 저를 따라오세요’

문을 지나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앉으세요 불편하면 눈을 감고 들어줄 수 있답니다.‘

재소자와 단둘이 있는 방에서 눈을 감고 들어준다는 말에 제임스는 공포감을 느낀다.

얼마나 자신 있는 것일까

‘아 아닙니다 제 죄를 고백합니다. 제 죄를 위해선 찾아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죄와 무슨 상관이죠?’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임스의 꿍꿍이는 뻔했다.

미우나 고우나 제임스에게 돈이며 선물을 보내던 로난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 곤란했다.

돈을 못 갚으면 빅터처럼 이빨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평소 저를 챙겨주는 사람인데 편지를 해도 소식이 없어 너무 불안합니다. 모든 게 제탓 같습니다.’

케일은 머리를 갸우뚱하다가 안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낸다.

‘이름이 뭐죠?’

‘맥클라우드 ‘

케일이 받아쓴다.

‘로난 맥클라우드 (Ronan Macleod)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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