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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 회사원 김씨 Jul 23. 2023

창의적 조직을 만드려면

 양초실험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 양초 하나와 성냥 하나 그리고 압정이 들어 있는 상자가 있다. 그 옆에는 나무 벽이 있다. 자 이제 주어진 것들을 활용해서 양초를 벽에 고정시켜 보자. 아래 정답을 보기 전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라. 


 정답은 압정 상자를 비우고 이 상자를 압정으로 벽에 고정한 후 상자 위에 양초를 올리면 된다. 답을 보면 너무 쉽다. 양초를 녹이거나 압정으로 직접 고정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5~10분 정도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모두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빨리 풀면 보상을 주겠다는 조건이 걸리자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정답 도출에 보상을 제시하지 않은 비교군 보다 3분 30초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보상, 처벌 등의 동기는 사람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어떤 주어진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내야 하는 업무라면 보상, 처벌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과제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주어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창의적인 과업에서는 당근과 채찍 같은 외적 동기 부여가 아니라 호기심, 재미, 성장 등 내적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칭찬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목표를 설정하고 효율성을 따지면서 채근을 해 봤자 창의적 과업이 더 잘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늦어지기만 할 뿐이다. 어차피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어떻게 효율의 잣대로 평가 가능하겠는가?


 그러니 구성원의 창의적 발상을 원한다면 어떻게 하면 그들이 흥미와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몰입할 수 있을지 그리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 호기심과 재미를 발견한다면 다양한 가능성의 문이 열릴 것이다. 그러니 창의적 조직을 원한다면 이제 낡은 잣대를 버리기 바란다. 수식으로 정량 가능한 인풋과 아웃풋의 효율 계산은 제발 기계에나 써먹기 바란다. 인간의 창의성은 그런 수식으로 예측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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