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목적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한다.
"삼촌, 삼촌은 왜 결혼을 안 해?"
"못 하는 거야. 능력이 부족해."
집에 조카와 같이 산다.
조카는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가끔 질문이 비수가 되어 날아와 가슴에 꽂힐 때도 있다.
비수처럼 가슴에 박히는 질문들을 대충 대답하며 자리를 모면한다.
"삼촌, 아빠가 그러던데 삼촌 어릴 때 공부 못했다는데?"
"그래서 고등학교에 가서 고생하고, 재수까지 했지. 남들 20살에 대학교 입학할 때 삼촌은 24살에 입학을 했어, 얼마나 힘들었겠니."
조카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을 했는데, 조카가 듣지 않는다.
조카의 경청태도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다 내 문제였다.
아이들의 질문은 관심은 가져달라는 신호다.
"삼촌, 삼촌은 왜 요리를 잘해?"
"먹는 걸 좋아해서 잘하지요, 먹고 싶은 거 있어? 맛있는 거 해줄까?"
"응 나시고렝 해줘."
"삼촌, 삼촌은 왜 외국 나가면 안 들어와."
"앞으로 잘 들어올게, 외국 가고 싶은데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친구가 이번에 영국 놀러 간다고 해서."
"삼촌이 열심히 돈 벌어 볼게. 아니다. 아빠가 승진하길 기원하자."
"아빠가 승진하면 외국 갈 수 있는 거야?"
"확실한 건 승진 못하면 외국 갈 돈은 없어."
"나중에 아빠한테 전화해서 승진하라고 해야겠네."
시 잘 데기 없는 소리여도 좋다. 아이들은 관심이 필요하다.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바뀐다.
내가 먼저 조카에게 관심을 갖는다.
"오늘 학교는 어땠어?"
"학교에서 선생님이.." 쫑알쫑알 지저귀는 종달새 같다.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그런가.
요즘 부쩍 삼촌방에서 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