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AI로 되살린 80년 전의 함성
광복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태극기 물결과 밝게 웃는 얼굴이 담긴 흑백 사진, 거리마다 가득한 환희의 장면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날의 소리를 직접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역사는 주로 시각을 통해 전해져 왔고, 청각으로 느끼는 광복은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라디오에서 울려 퍼진 해방 소식에 사람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다음 날에는 더 큰 인파가 모여 환호와 만세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 뜨겁고 벅찬 함성과 숨소리는 세월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빙그레와 이노션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 잃어버린 소리를 복원하는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과 역사학자의 세심한 자문, 서대문형무소에서 서울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의 폭과 인파의 밀도, 당시의 전차·자동차 소리까지 분석해 자료로 삼았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 모든 데이터를 결합해, 마치 80년 전 그 자리에 있는 듯한 함성을 재현했습니다. 단순히 효과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날 사람들의 심장 박동과 울음이 섞인 환호, 목소리의 떨림까지 구현해낸 것이었습니다.
https://youtu.be/QIPQlqrlY-Y?si=4momuO3xSzSiTgLt
영상 속에서 함성은 점점 커지고, 만세의 물결은 극장 안을 가득 메웁니다. 관객은 역사책에서 읽기만 했던 장면을 귀로 들으며 가슴 깊이 느낍니다. 군중의 목소리에는 해방의 기쁨과 오랜 고통이 함께 담겨 있어, 듣는 이의 마음을 묵직하게 울립니다. 이 소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이자, 잃어버린 기억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생생한 기록입니다.
이 캠페인은 기술과 역사, 그리고 사회공헌이 하나로 결합된 사례입니다. 상영 티켓값 중 815원을 독립운동가 후손을 돕는 기금으로 기부하는 구조는, 단순한 관람 경험을 뜻깊은 참여로 바꾸었습니다. 광복의 함성을 청각으로 각인시킨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순간을 보다 깊게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80년 전의 함성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회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날의 감동과 희생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앞으로 이어가겠다는 약속입니다. 영상 속에서 되살아난 함성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제 그 울림은 현재와 미래로 이어져,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전해야 할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기술이 전해준 이 소리는, 역사가 단절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귀중한 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