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 시립 병원에서 벌어진 연쇄 의료 참사와 사라지지 않는 의문의 자취
적막이 감도는 수술실 내부에서 기계적인 드릴 소리가 차가운 공기를 가를 때, 환자는 자신의 생명을 전적으로 한 남자의 손길에 맡깁니다. 하지만 일본 효고현의 평온한 도시 아코 시립 병원에서 일어난 일들은 우리가 의례적으로 믿어왔던 의료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기묘한 의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이천십구 년, 정형외과 의사 마치 히로키가 이 병원에 부임했을 당시만 해도 그가 몰고 올 피의 폭풍을 예감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는 평범한 의사의 가면을 쓰고 있었으나, 그가 집도하는 공간 안에서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참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마치 히로키라는 인물을 둘러싼 가장 큰 수수께끼는 그가 부임한 지 불과 팔 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여덟 건의 치명적인 사고를 연달아 일으켰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의학적 수련을 쌓은 전문가라면 결코 범할 수 없는 초보적인 실수가 마치 정교하게 짜인 각본처럼 반복되었고, 수술대에 올랐던 환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신 마비나 하반신 마비라는 처참한 결과와 마주해야 했습니다. 특히 이천이십 년 일 월에 있었던 칠십대 여성 환자의 수술은 이 사건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척추 뼈를 깎아내던 그의 드릴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환자의 생명선인 중추 신경을 정면으로 관통했고, 척수를 감싸는 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찢겨 나갔습니다. 당시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의료진은 그가 단순히 미숙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처럼 기괴할 정도로 집도에 몰입하는 모습에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더욱 기이한 점은 참혹한 사고가 발생한 직후 그가 보여준 반응이었습니다. 자신의 손끝에서 타인의 인생이 산산조각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빛에서는 인간적인 당혹감이나 자책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 비현실적인 상황을 그저 운이 없었던 일로 가볍게 치부하며, 마치 다음 사냥감을 찾는 포식자처럼 다시 수술대에 서기를 간절히 열망했습니다. 주변의 거센 만류와 경고 속에서도 집도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비정상적인 집착은, 그가 진정으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메스를 든 것인지 아니면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타인의 신체를 파괴하며 금기된 쾌감을 즐긴 것인지에 대해 지독한 의구심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서사의 이면에는 병원이라는 거대 조직이 보여준 기묘한 방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이은 참사로 인해 병원 내부에서는 이미 그를 향한 불길한 소문과 경고가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수뇌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의 폭주를 즉각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듯한 병원의 부자연스러운 침묵 속에서 추가 피해자들은 제 발로 수술실이라는 덫으로 걸어 들어갔고, 마치 히로키는 그 혼란을 틈타 자신의 기괴한 행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병원을 떠난 뒤에도 의사 면허를 유지한 채 어딘가에서 여전히 의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그의 행적은 이 사건이 단지 지나간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 곁에 여전히 실존하는 소름 끼치는 공포임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