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마그리트 노트

by 수아



01. 마그리트 노트


네덜란드에서 쓰는 두번째 다이어리. 내지는 라인. 크기는 내 손바닥만하다.

올해(2024년) 초 친구 서와의 브루셀 여행 중 마그리트 뮤지엄에서 구매했다. 시큼상큼한 표지의 작품은 마그리트의 Souvenir de Voyage (Memory of a Journey). 여정의 기억. '기억'의 프랑스어가 영어의 '기념품(souvenir)'이며, 이 노트가 나의 첫 브루셀 여행 기념품이자 내 여정의 기억을 위한 공간이라는. 그 모든 말장난은 어쩐지 뻔하지만 그럼에도 낭만적이다. 노트를 구매할 당시 검정색 플라잉타이거 노트를 이미 거의 다 써가고 있었기에, 브루셀-프라하 다음으로 이동한 비엔나에서부터 바로 이 노트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매일 특정한 시간에 적는 일기장보다는, 가방에 늘 넣고 다니며 아무때나 꺼내 기록하는 저널에 가깝다. 글 자체는 정해진 형식 없이 일기, 필사, 낙서 등 제멋대로지만 글을 여는 형식은 항상 같다. 날짜 - 시간 - 순간의 시공간에 대한 짧은 묘사 - 본문 순. 이러한 형식의 기록은 나의 게으름을 타박하고 관리하기 위해 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저널링이 손에 익은 지금은 그날의 사건과 감정을 기록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정작 게으르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현재는 2/3 정도 쓴 상태. 다가올 여름에 아껴 두었던 파란 노트를 쓰기 위해 열심히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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