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그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
이 책은 이것이 정의이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정의란 이것이다 라고 하지 않는다.
책은 독자로 하여금 너의 정의는 무엇인지 물어본다. 그게 좋았다.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안내한다. 그리고 또한 이 책은 상당히 아메리칸 스타일임을 알아야 한다. 동양적 사고와는 차이를 두고 생각을 해야 한다. 책의 첫 질문부터 근세 철학 중 하나인 공리주의를 들고 나온다. "당신은 선택을 해야 한다. 다섯을 죽일 것인가? 아님 한 명을 죽일 것인가?" 어떤 게 정의인가? 그리고 그 정의는 어떻게 선택되어야 하는가? 책은 매 세션마다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진행된다. 그 질문 또한 세션의 강의 주제에 맞추면서 현실적인 질문들을 교묘하게 던진다. 그리고 청강자들을 자연스럽게 두 개의 집단으로 나뉘게 하고, 자신들이 선택한 답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거친다. 어떻게 보면 샌델의 강의는 변증론과 닮았다. 대립되는 두 개의 상황이나 선택을 놓고 여러 가지 실험적 요소를 가미해서 사고의 전환을 넓힐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처음 한번 읽고 나서는, 강의의 전개 방식이나 대답 방식 그리고 여러 가지 철학적 사념 등의 내용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으며,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눈을 갖추게 해준다. 그러나 두 번째 읽게 되면 스스로 그 질문에 답을 하게 되고, 자신만의 정의와 가지고 있던 이념과 생각을 정리해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에는 답은 없다. 그러나 답과 비슷한 것은 있다. 즉 샌델은 세상의 모든 현상이나 사물을 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절대 진리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상대를 인정할 줄 알고, 상대의 다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가변 정의 속에서도, 사회의 안정한 질서유지와 구성을 위해서는 합의된 정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무엇을 찾는가를 중시하는 게 아니다. 그 찾는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가르쳐 주며, 누구나의 정의 속에는 그럴듯한 그들의 정의가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그것은 틀렸으며 이것은 맞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다양한 이념과 철학 사상 속에서 최선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하며, 구성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다양성 안에서도 합의된 정의 즉 진실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샌델은 강의에서 정의는 what? 이라기 보단 'How will you find justice? '라고 묻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