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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ora Feb 28. 2018

김어준 미투 공작설과 해명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잘못은 잘못이다.

“그런데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이걸 보면 어떻게 보이냐. 우린 오랫동안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냐에 훈련된 사람들이거든. 어떻게 보이냐. ‘첫째, 어, 섹스. 좋은 소재. 주목도 높아. 아. 둘째, 진보적 가치죠. 오케이. 그러면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서 등장시켜야 되겠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를 분열시킬 기회다’ 이렇게 사고가 돌아가는 겁니다”
 

 우선 위의 내용을 보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그럼 공작의 사고방식은 어떤 것일까요? 방송인 김용민도 '뉴스브리핑'에서 댓글 사건 공작에 대해서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최초로 증언하고 제안한 것이 맞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중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이하 팟캐스트의 내용을 들으신 분들은 김어준 씨는 공작을 좋아한다는 것 또한 알고 계실 겁니다. 공작의 사고방식이란 어떤 사실이 생겨났을 때, 이에 대해 네거티브적 사고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negative 란 영어 사전에서 보면 부정적인, 비관적인 등의 뜻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즉, 김어준 씨의 윗글 처음에 공지한 공작의 사고방식을 표방했을 때는, 이미 이 사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사고를 가지고 이야기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랬을 때 #미투 운동은 현재 사회 공동체에서 약자의 위치를 가지고 있는 일부 정당이나 단체 또는 개인이 활용하기 좋은 소재가 된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 사고로 생각을 하면 김어준 씨의 경고성 발언은 틀리지 않아 보이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투 운동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김어준 씨의 발언은 사회 공동체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오고, 자칫 #미투 운동은 적들에게 트로이 목마 작전이 될 수 있고, 그 작전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으니 차라리 그냥 하지 않는 게 낮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프레임을 씌워 버릴 수 있습니다. #미투 운동의 발현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맘에서 출발합니다. 제 브런치 글에서 #미투 운동을 하는 분들의 심정과 그 이후 결과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pandora/24

이처럼 #미투 운동은 그들의 삶에 대해 큰 변곡점이 됩니다. 폭로 이후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보다 더 힘든 삶이 될 것인가? 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측이 가능한 건 먼저 폭로 후 바른 일을 했다는 자신의 뿌듯함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시선과 자신의 폭로로 변해가고 파괴되며 흔들리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많은 자괴감을 느낄 겁니다. 이렇듯 #미투 운동을 하는 당사자들은 큰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런 각오가 수반되지 않으면 #미투 이후 자신에게 다가오는 변화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집니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럼 이야기를 다시 돌아와 김어준 씨의 '다스뵈이다.'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공작의 시선으로서 바라봤을 때라는 전제를 깔기는 했으나, 이 이야기는 공작을 진행하려는 악의를 가진 자들에게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보고 청취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한 것이죠. 그리고 #미투 운동은 그런 대 다수의 국민들 중 누군가가 이전의 불합리하고 비 이성적인 사실을 폭로하면서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하고 있거나 하려는 대 다수의 국민들은 공작의 사고를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당했던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하고, 또한 자신과 똑같은 희생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진행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이제는 나의 #미투 운동이 누군가의 전략에 이용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고, 그런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심어 줍니다. 그리고 아 굳이 '섹스'란 직관적 단어를 사용해야 했는지, 그리고 이 공작이 진보를 향한 공작일 거라는 그런 멘트를 해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이후 자신이 #미투 운동에 대해서 공작이 진행된다고 한 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려는 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글쎄요 의도가 설령 그렇더라도, 빵을 만드는데 밀가루가 없이 만들 수는 없죠. 공작을 하는 쪽에서 만든 #미투 인지, 아니면 #미투 중 하나를 활용해서 공작을 하는지 우리가 알 수는 없습니다. 설마 김어준 씨가 그것을 몰랐다고 하지는 않겠죠. 너무 공작을 좋아하다 보니 나온 멘트 인지도 모르겠네요, 우선은 사과가 먼저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공작에 대한 대안을 찾아가는 게 옳지 않을까요?  그리고 만약 #미투 운동의 가해자가 진보이면, 그건 공작인가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에 금태섭 의원이 코멘트한 글입니다.

 금태섭 의원님의 글은 피해자들에게 진보, 보수 프레임을 씌우고 옳고 그름을 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인 것 같네요. 피해자가 어떤 신분이냐,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피해자라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피해자는 본질이 피해입니다. 그가 누구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당하고 피해를 입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것을 만약 가해자를 진보 인사로 지명이 되면, 마치 보수의 공작인 양 보는 시선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거죠. 충분하게 동의하고 인정합니다. 범죄는 진보 보수를 떠나 악한 자들의 소행입니다. 그 악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습니다. 단지 악한 의지와 행동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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