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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팡팡이 Jan 16. 2016

13. 사랑을 믿지못하는

여자와 남자가 만난, 깨달음

사랑을 믿지 못하는 여자와 남자가 만났다.
그럼에도 둘은 사랑했고,
여자는 그를 오래도록 기억했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남자는 사랑을 믿지 못해
여자를 떠나버렸다.
여자는 오랫동안 아팠다.
남자는 다시 여자를 찾아, 사랑했노라 말했고
여자는 찾아온 남자에게 예전일이니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둘은 여전히 서로를 기억했다.

여자는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나를 왜 떠났나요?"
"사랑을 믿고 허우적거리니, 결국 상처뿐이더군요. 아무도 믿을 수 없었죠. 그래서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더니, 반대로 어떤 누군가가 나에게 상처받더라고요.
"....우리에게도 사랑이 가능할까요?"
"글쎄요.
그렇지만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고 사랑을 믿지 못하더라도  '이 사람이면 어떨까 혹시..' 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미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요. 어떤 큰 상처도 치료해 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니,  그러니 사랑은 위대하지 않겠어요?."
"...우린, 벌써 서로에게 상처가 되었으니, 그를 치료해 줄 다른 사람이 필요하겠군요."
"그래도 당신 생각이 참 많이나요."
"저도..

당신이 참 많이 생각나요. 건강하세요. 응원해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둘은 여전히 서로를 기억했다.

이 사람이면 어떨까 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면
나는 당신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사랑하겠다하는 것이 사랑의 완성일까.

사랑의 시작을 생각하고나니 사랑의 끝이 궁금해졌다. 사랑의 끝은 아무래도 이별이 아닌 것 같다.
그럼 나는 사랑의 끝은 이별이 아니라 '완성', 지금 '서로에게 온.전.히 확신에 차 있는 상태'라고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

그러므로
사랑은 아무래도 '기꺼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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