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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팡팡이 Dec 14. 2015

12. 이건 다 당신때문이다.

憧憬(동경)

비가 내렸고, 전화기를
꺼내보았다.
켰다 껐다 켰다 끄-었다.
비가 와서라기보다는 당신 때문이다.
일련의 반복된 행동들은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건 다 당신 때문이다.

비는 당신을 더욱 촉촉하게 생각나게 하였고,
머나먼 곳으로 당신은 떠났으니,
그런 당신의 전화는 나에게 귀했다.
그런 당신의 전화가 귀한 줄을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오랫동안 주는 것에 익숙해서, 무엇을 내밀어 자꾸 주는 것이 진저머리가 나더라니,
당신의 사랑에, 받는 것이 무뎌져서
오늘에서야 그것이 참 무서운 일이란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주는 일에 몸서리치다, 오늘에서야 용기를 내어 당신에게 내 사랑을 주어버리고자 하니,
이미 당신은 황홀한 목소리로 더욱더 감사를 표하였고
이미 나는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얻었음을 깨닫게 된다.

촉촉한 비만큼이나, 내 사랑이 당신에게 가 적시길 바란다.

"당신의 그리움과 내 그리움이 만나는 기적같은 시간 속에서(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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