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날 중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

by 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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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분야 중에서 소설을 가장 안 읽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 독서노트에서 유일하게 별 다섯 개를 준 소설이다.


사실 별점을 나쁘게 준 책은 거의 없다.
몇 점을 줄지 고민하다가 아예 별점을 매기지 않은 책도 많다.
그런데 이 책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읽고 나서 바로 별 다섯 개를 눌렀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부모님께 잘해라,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잘해라.
진짜 옆에 있을 땐,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직접 겪기 전에는 그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알기 어렵다.

이 책은 그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먼저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감정이 메마른 것 아니냐는 말을 듣던 내가 이 책을 읽다가 울었다.
그만큼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장면들이 있었다.

내가 기억해두고 싶어 하이라이트해 둔 문장들을 공유해본다.


“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아버지의 분신인 넌 살아있잖아.
그러니까 네가 기뻐하면 아버지도 분명 기뻐하실 거야.
너의 행복이 고스란히 아버지의 행복이 될 테니까.
핏줄이란 그런 거잖아. 그러니까 넌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돼.
항상 웃으면서 살면 된다고.”


나는 그만큼 슬퍼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먼저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다.

떠나기 전까지 힘든 순간들의 연속이었을 텐데, 그 시간 위에 내 원망과 미움까지 더했다는 생각이 들자 그렇게 시간을 보내왔던 내가 후회됐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부모님의 분신인 우리는 아직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하루하루 기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떠나기 전까지 남게 될 우리 걱정만 한아름 안고 가셨을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서.


”저는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었습니다.
당신들은 그 사람의 목숨만 앗아간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의 미래까지 빼앗아갔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빼앗긴 건 그 사람 혼자가 아닙니다.
제 미래에도 이제 더는 그가 없으니까요.
당신들은 피해자 유족의 미래까지 빼앗은 겁니다.”

내가 유족이거나 같은 상황을 겪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비슷한 상실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이 문장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었을 사건들.
이런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나날 중의 하루를 살고 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 함께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며 살았으면 좋겠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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