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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엔 연락 금지?
폴란드 직장 문화 리얼 후기

해외취업자 인터뷰 1편

by 팬지 Mar 13. 2025

★ 인터뷰를 읽기 전에  

이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반말로 진행되었지만, 여러분이 읽기 편하도록 존댓말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직업별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직업 분석이나 심층 취재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인터뷰입니다.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고,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은 모두 제 지인들입니다. 인터뷰이의 신상 정보(이름, 근무지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허락 없이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재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네 번째 인터뷰는 폴란드에서 근무중인 공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과 진행했습니다. 편하게 읽어주세요!


1. 자기소개간단히 본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살고 있고, 현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을 결심한 후 헝가리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폴란드에서 근무 중입니다.     


2. 인터뷰를 진행하는 작가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같이 3일짜리 텔레마케터 알바를 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하루 만에 금방 친해졌죠. 그날 저녁에 같이 술 한잔하러 갔는데… 사실 한잔이 아니었어요. (웃음) 엄청 마셨죠. 그렇게 술자리에서 더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3.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꽤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작업 허가서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라, 늦으면 최대 2주까지 걸리거든요. 허가서 없이는 작업이 불가능해서 신경을 많이 쓰게 돼요. 그래서 최대한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개념으로 열심히 돕고 있어요. 최근 안전 관련 사고로 인해 여러 번 미팅을 가지면서 허가서 받는 과정이 더 어려워졌고, 특히 지난 3일 동안은 정신없이 바빴어요.     


4. 본인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MBTI와 함께 작가와 잘 맞는 부분도 이야기해주세요.

활발한 편이긴 한데, 그렇다고 마냥 외향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나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MBTI는 원래 ENFP였는데, 요즘은 좀 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뭐든지 붙잡고 고민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안 된다고 판단하면 빠르게 인지하고 놓을 줄 아는 성격이 된 것 같아요.


작가님과의 성격은… 저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작가님은 리스너 타입이라서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꽤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웃음)     


5. 본격적인 인터뷰 전에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해외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거든요.   

  

6. 현재 어떤 회사에서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신가요?

현재 폴란드에 한 00 하청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관련 공장에서 하청업체와의 업무 조율 및 공사 관련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공장에서 물건이 외부로 나갈 때 필요한 반출지 작성,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 필요한 지게차 등의 렌탈 업무, 그리고 현지 작업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통역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7. 해외 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처음부터 해외에서 일할 생각이 있었나요?

러시아어 전공이라서 항상 러시아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갈까?’ 고민하던 차에 전쟁이 터졌고, 러시아 대신 비슷한 문화권인 폴란드를 선택하게 됐어요. 그리고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당시 ‘러시아어를 잘하면 해외 취업이 잘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던 것도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8. 현재 일하는 국가(폴란드)에 가게 된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직접 지원하셨나요아니면 회사에서 파견된 경우인가요?

일자리를 찾을 때 ‘가자 폴란드’라는 네이버 카페를 활용했습니다.

그곳에 구직 중이라는 글을 올리고, 간단한 이력과 이메일 주소를 남겼어요. 더 자세한 이력서는 요청이 오면 보내겠다고 적어뒀죠. 그 후 여러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그중에서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을 선택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9.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솔직히 따로 준비한 건 없었습니다. 이미 제 이력만으로 충분히 해외 취업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전쟁 중이라 폴란드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고, 자연스럽게 러시아어를 쓸 일이 많겠다고 생각했죠. 또, 이전에 대기업에서 1년 동안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10. 폴란드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문화적 차이는 어떤 점인가요?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업무 속도예요. 전반적으로 일처리가 느린 편이에요. 한국에서는 '빠른 일처리'가 기본인데, 여기서는 사람들이 자기 쉬는 시간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서 퇴근 시간이 지나면 일을 아예 안 합니다. "급하다, 빨리 해야 한다"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어요. 퇴근 시간이 되면 그 순간부터 업무는 끝. 추가로 일을 하거나 급하게 처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11. 해외 취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려운 점은 항상 있었어요.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를 익히는 과정 자체가 쉽지는 않죠. 하지만 저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성격이라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씩 해결해 나갔어요.

특히,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모르는 게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12. 해외에서 직장을 구할 때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예를 들어이력서나 면접 방식이 달랐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었나요?

솔직히 제 경우에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지금 회사 대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력서나 면접 방식도 한국과 거의 동일했거든요. 이력서를 제출하고 대표와 통화를 통해 면접을 진행했어요. 영문 이력서와 한국어 이력서를 모두 준비해서 제출했고, 특별히 해외 기업만의 독특한 과정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13. 외국에서 일하면서 언어의 장벽을 느낀 적이 있나요언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당연히 언어의 장벽을 느낀 적이 많죠. 생각보다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에요. 특히 업무 중에 영어를 못하는 현지인을 만나면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폴란드어도 혼자 공부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모든 걸 다 잡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러시아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업무적으로 더 필요하고 활용도가 높은 언어라서, 한 가지를 확실히 익히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어요.     


14.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나 스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전 물류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또, 성격상 웬만한 일은 스스로 처리하려고 하는 편이라,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물어보고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무조건 물어보는 게 아니라,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질문하는 습관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즉, 막연하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이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5.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제 주요 업무는 공장에서 필요한 각종 허가 및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공사 허가 관련 서류를 받아주는 일도 하고공장 출입증을 발급받는 과정도 담당합니다또한, 공장에서 물건을 외부로 반출할 때 필요한 서류 작업을 진행하고무거운 장비나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필요한 지게차 등의 장비 렌탈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현지 작업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한 통역 역할도 하고 있어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언어 장벽이 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16.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나 기술은 무엇인가요?

언어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상대방과 티키타카가 잘 맞는 의사소통 능력이 핵심이에요. 저는 업무상 다양한 요청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내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빠르게 이해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언어를 아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어야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17. 폴란드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예 모르는 분야의 업무를 맡아야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면서 배워 나갔어요. 점심시간에도 동료들에게 질문하면서 하나씩 알아갔고, 모르는 게 있으면 그냥 넘기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완전히 낯선 일을 맡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나씩 익히면서 적응해 나갔던 것 같습니다.     


18. 반대로해외에서 일하면서 이래서 해외 취업을 하길 잘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요?

가장 크게 느낄 때는 역시 돈이 쌓일 때입니다.


회사에서 숙소, 차량, 유류비 등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생활비가 크게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돈이 모이는 구조입니다. 한국에서는 월급을 받아도 주거비나 생활비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많아서 저축이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지출이 적다 보니 확실히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는 걸 실감합니다.     


19. 폴란드에서 직장인으로서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흘러가나요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메일을 확인하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현장에 갈 일이 있으면 현장으로 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사무실에서 업무를 봅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미팅이 있거나, 사무실에서 계속 업무를 진행하다가 보통 오후 5시쯤 퇴근합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업무 흐름은 비슷하지만,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퇴근 후에도 업무 관련 연락을 받거나 추가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퇴근 후에는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업무 시간이 끝나면 정말 개인 시간으로 인정되는 점이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20. 한국과 비교했을 때직장 내 업무 분위기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폴란드에서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한국에서는 상사가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해결해야 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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