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
이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반말로 진행되었지만, 여러분이 읽기 편하도록 존댓말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직업별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직업 분석이나 심층 취재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인터뷰입니다.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고,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은 모두 제 지인들입니다. 인터뷰이의 신상 정보(이름, 근무지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허락 없이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재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직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목공 기술자라는 직업도 나에게는 그런 분야였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 일을 하는 사람을 접할 기회가 적고, 그만큼 어떤 과정으로 일이 진행되는지 알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일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인데도, 소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노력이 담기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는 내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전 인터뷰들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전문적인 이야기가 훨씬 많았다. 아마 내가 이 직업을 잘 몰랐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목공 기술자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가 걸어온 길이 어땠는지 함께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 번째 인터뷰는 소파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목공 기술자와 진행했습니다. 편하게 읽어주세요!
1. 자기소개, 간단히 본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근무한 지는 약 4년 정도 되었고요, 서른입니다.
2. 인터뷰를 진행하는 작가와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고등학생 때 어학연수 가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알고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계속 연락하며 자주 만나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3.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으신가요? 작업 외에 주로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퇴근 후에는 일과 사적인 시간을 확실히 구분하려고 합니다. 업무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지만, 다음 날 해야 할 일은 미리 살펴보고 준비하는 편이에요. 보통 퇴근하면 집에서 게임하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4. 본인은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MBTI와 함께 작가와 잘 맞는 부분도 이야기해 주세요.
혈액형은 O형이고, MBTI는 ISFJ입니다. 제 성격은 상황에 따라 활발할 때도 있지만, 시끄러운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상대적으로 조용해지는 편이에요. 긴장을 많이 하고, 남의 눈치를 자주 보며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과는 비슷한 점이 많아서 서로 생각을 잘 공유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부분이 잘 맞는 것 같아요.
5.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렸을 때는 육상선수, 은행원, 건축가 같은 다양한 꿈을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성인이 되면서 관심 분야가 조금씩 달라졌고,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죠.
6. 목공 전공을 살려 소파 제작이라는 분야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목공 전공을 마치고 졸업 후에는 캐나다에서 직장을 구해서 잘 다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죠. 한국에 돌아와서 집 근처에 가구를 만드는 회사가 있는지 찾아보던 중, 당시 드라마로 다니고 있는 회사가 굉장히 유명해진 걸 알게 됐어요. 저는 나무를 다루는 직업을 원래 좋아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지원하게 됐습니다.
7. 목공을 배우기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가구 제작을 목표로 하셨나요?
어학연수를 마친 후 캐나다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용접을 전공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적성에 맞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흥미를 느낄 만한 학과를 찾다가 가구 제작을 배우는 과정이 눈에 들어왔고, 그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캐나다에서 한동안 가구 제작 일을 했지만,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소파 제작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8. 하나의 소파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소파 제작 과정은 먼저 나무 골조를 만드는 목공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가죽이나 천으로 덮기 전에, 소파 내부의 구조를 탄탄하게 잡아주는 골조를 제작하고, 그 안에 스프링과 밴드를 삽입합니다. 특히, 좌방석(앉는 부분)에는 스프링과 밴드를 넣어 탄성을 확보한 후, 그 위에 스펀지를 덧붙이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이후, 천이나 가죽을 재단한 후 재봉으로 이어 붙이고, 완성된 커버를 소파에 빈틈없이 씌운 뒤, 하단을 타카(스테이플러)로 고정하여 마무리합니다.
이 과정은 여러 부서가 협력하여 진행되며, 순서는 목공부 → 시다지부 → 재단부 → 미싱부 → 하리부로 이어집니다. 소파 제작업체들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작업 과정에서 일본식 용어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9. 소파 제작을 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어느 한 부분만 신경 쓴다고 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하나도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나무 골조는 튼튼하게 제작하면서도 치수 오차 없이 정확해야 하고, 스프링과 밴드는 위치에 맞게 단단하게 걸어야 합니다. 스펀지 역시 정확한 높이와 모양에 맞춰 재단해야 하고, 가죽 재단도 치수에 맞게 깔끔하게 잘라야 합니다. 또, 재봉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조립할 때 어긋날 수 있어서 꼼꼼한 작업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가죽을 씌울 때 빈틈없이 정확하게 덮어씌워야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모든 과정이 잘 마무리된 후에도 출고 전에 한 번 더 검수를 거쳐야 해요. 혹시라도 하자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고객에게 문제없는 제품을 전달할 수 있어서, 출고 전 최종 점검까지 철저하게 진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10. 소파 제작과 일반적인 목공 작업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캐나다에서 했던 가구 제작과 지금 하는 소파 제작은 작업 방식이 꽤 다릅니다. 캐나다에서 만들던 가구는 천이나 가죽을 덮지 않기 때문에,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포질을 꼼꼼하게 해야 했어요. 또, 나무끼리 연결할 때도 타카를 사용하지 않고, 깔끔한 마감이 중요했죠.
반면에 소파는 어차피 가죽이나 천으로 덮이는 구조라서,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작업이 따로 필요 없어요. 대신, 타카로 고정하는 과정이 많아지는 게 차이점이죠. 같은 목공 작업이지만, 소재와 마감 방식에 따라 작업 과정이 꽤 다르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배웠어요.
11. 작업 중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디테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무 골조를 만드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치수를 정확하게 맞추는 거예요. 치수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그 뒤의 모든 과정이 꼬여버릴 수밖에 없어요. 스프링을 걸 위치도 달라지고, 스펀지나 가죽을 재단하는 치수도 맞지 않게 되죠.
그래서 처음부터 정확하게 치수를 재고, 오차 없이 작업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작은 오차 하나가 최종 제품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12. 가구 제작을 할 때 고객들의 반응을 가장 많이 신경 쓰는 편인가요? 아니면 만드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는 스타일인가요?
고객의 반응은 주로 윗분들이 더 신경 쓰는 부분이고,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사람들은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지는 데 집중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설계된 모양과 치수가 정확하게 나오는지, 하자가 없이 깔끔하게 제작되는지에 더 신경을 써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차가 생기거나 하자가 발생하면 결국 최종 완성도에 영향을 주니까, 제작 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3. 소파 제작에 주로 사용하는 목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소파에 적합한 목재가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소파의 형태를 잡아주는 핵심 재료는 합판이고, 그 합판을 단단하게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목재입니다. 쉽게 말하면, 합판이 소파의 모양을 만들어주는 뼈대라면, 목재는 그 뼈대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두 가지가 잘 맞아야 소파의 구조가 튼튼하게 유지되고, 형태도 정확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14. 목재 외에도 소파 제작에는 다양한 재료가 사용될 텐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가 있다면요?
소파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재료는 다양하고, 특정 재료가 가장 많이 쓰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서별로 주로 다루는 재료들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목공 부서는 나무 골조를, 시다지 부서는 스프링과 밴드를, 재단 부서는 솜과 스펀지를, 미싱 부서는 가죽과 천을 다루는 식입니다. 공정마다 필요한 재료들이 다 제 역할을 하므로, 모든 재료가 균형 있게 잘 사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15. 목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합판을 고를 때는 내구성을 가장 신경 씁니다. 목재보다는 합판을 사용할 일이 많은데, 약한 합판을 쓰면 타카를 쏠 때 깨지는 경우가 있어서 작업이 깔끔하게 진행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합판을 선택할 때는 단단하면서도 내구성이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인터뷰 1편에서는, 목공 기술자의 일과와 작업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 2편이 이어지니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