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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기술자 인터뷰 2편

소파가 만들어지기까지

by 팬지 Mar 06. 2025

★ 인터뷰를 읽기 전에  

이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반말로 진행되었지만, 여러분이 읽기 편하도록 존댓말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직업별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직업 분석이나 심층 취재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인터뷰입니다.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고,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은 모두 제 지인들입니다. 인터뷰이의 신상 정보(이름, 근무지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허락 없이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재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16. 출근 후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출근하면 맡은 부서에서 하루 종일 소파 제작 작업을 합니다.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하다 보니 손이 쉴 틈이 없어요. 작업장에는 기계 소리와 타카 소리 등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들리기 때문에, 귀마개나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쁜 날에는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요.     


17. 작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제 작업을 다 끝냈는데도 다른 부서의 작업을 돕기 위해 특근을 해야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지만, 일정이 밀리거나 문제가 생기면 추가로 도와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날따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는데, 예정에 없던 연장 근무까지 하게 되니 더 고되게 느껴졌어요.


18. 소파 제작 중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운 부분을 꼽자면, 나무 목재를 합판에 조립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치수가 정확해야 하는데, 합판을 재단하는 사람이 치수를 잘못 계산하면 전체 작업이 꼬이게 돼요.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죠. 이런 일이 생기면 공정 전체가 지연되기 때문에, 치수를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19. 작업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작업 중 문제가 생기면, 상황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달라집니다. 간단한 문제라면 현장에서 바로 수정해서 해결하려고 하지만, 치수 오류처럼 제품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면 어쩔 수 없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해요. 사람이 하는 작업이다 보니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아요. 한 번 잘못 제작된 목재나 합판은 다시 사용할 수 없어서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게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입니다.     


20. 작업 중 재미있거나 황당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가장 황당했던 순간을 꼽자면, 같은 종류의 소파 5개를 제작해야 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작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치수가 전부 잘못 잘려져 있었던 거예요.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개 전부요! 잘못된 치수로는 조립할 수 없어서 결국 모든 자재를 다시 준비하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죠. 그때는 정말 당황스럽고 답답했지만, 동시에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어서 웃음이 나기도 했어요.    

 

21.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안전 수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목공 작업 중 사고 위험이 높을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도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작업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이 다 날카롭고 위험한 것들이라,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요. 특히 타카나 톱 같은 공구들은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 타카를 사용할 때 정신을 놓으면 손을 쏠 수도 있는데, 실제로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아직 그런 사고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항상 긴장하고 조심하면서 작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2. 요즘 DIY 가구나 홈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이런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트렌드를 보면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제가 원래 졸업한 학과가 장식장 제작이나 홈 인테리어와 관련된 분야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배웠던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처음부터 이 일을 목표로 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배운 걸 살려서 홈 인테리어나 DIY 가구 제작 쪽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런 분야에서 다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23. 혹시 앞으로 개인적으로 목공 관련 사업을 운영해볼 계획이 있으신가요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을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목공 관련 사업까지 크게 확장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캐나다에서 배운 기술을 한국에서 한 번도 제대로 활용해 본 적이 없어서, 그 부분을 꼭 해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규모라도 목공 공방을 운영해 보는 걸 고민 중이에요. 특히 주말을 활용해서 어린아이들이 도마 같은 간단한 목공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 같은 걸 열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런 방식으로 목공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24. 현재 일하고 계신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신가요만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하자면 10점 만점에 7점 정도인 것 같아요. 일단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좋아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에요. 일할 때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협업도 원활한 편이라 이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다만, 아쉬운 건 급여입니다. 회사 규모도 꽤 크고 안정적인 편이지만, 급여 수준이 기대만큼 높지는 않아요. 특히, 자격증을 취득해도 급여 인상이나 작업량 조절 같은 보상이 따로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오히려 자격증이 있으면 관련 업무가 추가되기만 할 뿐, 그에 따른 보상이 없다는 점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에요.     


25. 목공 기술자로서 직업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주시겠어요그 이유도 함께 들려주세요.

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원래 배우고 싶었던 목공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좀 더 다양한 가구 제작을 해보고 싶었는데,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소파 제작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배웠던 것과 다르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목재를 다루는 일이라는 점은 같아서 그 부분에선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26. 목공 기술자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언젠가는 제 공방을 차리고, 직접 만들고 싶은 가구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제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데이 클래스 같은 프로그램도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가구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27.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이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려주세요.

이쪽 일을 시작할 거라면, 고민하지 말고 어릴 때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파 제작을 목표로 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현장에서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배우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기보다는 빠르게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또, 본인이 어떤 가구를 만들고 싶은지 명확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막연하게 '목공 기술자가 되고 싶다'보다는 정확히 어떤 가구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8. 목공 기술자가 되기까지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미리 준비하면 좋은 부분이나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저는 목공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이런저런 가구를 찾아보고,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면서 목수가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우고 싶다는 열망 하나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9.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소파 제작의 한 단계를 맡아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으로 가구를 완성해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제작만 하는 게 아니라, 도면을 직접 설계하고, 재료 선정부터 마감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방식으로요. 지금은 맡은 역할에 집중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좀 더 다양한 디자인과 방식으로 작업해볼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30. 오늘 인터뷰를 진행해보셨는데소감이 어떠신가요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소파 제작이라는 일이 사실 생소한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이런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공 기술자라고 하면 단순히 나무를 다루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과 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 직업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소파 제작이라는 분야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 시작할 땐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을 직접 손으로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보람이 큽니다. 후회할 만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인터뷰의 주인공은 ‘회사원(중부유럽)’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 목요일에 올라올 인터뷰 1편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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