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판양 Sep 05. 2024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인생은 무한함이 아님 유한함을

중학교 때 체육선생님이 무척이나 좋아했던 노래

산울림에 '청춘'


어릴 적엔 그 노래가 그저 흥얼거림에 지나지 않았다.

그때는 가사보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하지만 20대가 되고 어느 날 우연히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

마치 가사가 내 마음을 두드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

그때서야 비로소 체육 선생님이 왜 그렇게 이 노래를 좋아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날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지나간 시간을 잡으려는 무력함과 그로 인한 슬픔

지금도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체육 선생님과 '청춘' 노래를 함께 기억해 낸다.




작년 우리 판촉사원들 314명을 대상으로

3개월 행사 종료 후 간단한 설문조사를 받았다

그중 판촉경력이 얼마나 되나요?라는 질문에

10년 이상이 무려 58% 였고

5년에서 10년 이상은 31% 였다.


더욱더 놀라운 건

다음 설문에 대한 답이었다.


다음에 직업을 다시 선택한다면 지금에 판촉일을 선택할 건가요?


설문 결과를 보면서 '과연 몇 명이나 이 힘든 일을 다시 선택할까?'

하고 나 스스로도 반신반의했었다.

그런데 68%가 다시 이 일을 선택하겠다고 답했을 때,

내 가슴속에서 묘한 감정이 차오름을 느꼈다.

사실 나 스스로도 너무 놀랐고, 동시에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단단한지,

그리고 이 일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새삼 깨달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판매종사자는 262만 명으로,

전년 대비 6만 명이 줄어들었다.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인해 영업, 판매직은 지난 10년간 무려 45만 명이나 감소하였다.

온라인 확대에 판매 종사자 10년간 45만 명 매장 떠났다 | 연합뉴스 (yna.co.kr)


키오스크, 서빙 로봇, 무인 계산대, 무인 가게…

기술의 발전으로 대면 영업과 판매직은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직업을 다시 선택한다면 판촉 일을 선택하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무려 68%에 달했다.

이 수치를 보고 나 또한 적잖이 놀랐다.


그들은 왜 수많은 직업 중에서 이 어려운 일을 다시 하겠다고 한 것일까?

실제 우리 판촉사원들이 다시 이 일을 하겠다고 답한 가장 많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고객과의 소통이 즐겁기 때문에
• 내가 설명하는 제품을 믿고 쓴다고 할 때
• 고정고객(단골)이 찾아올 때
• 고객의 마음을 감동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 판촉은 = 언어의 마술사
• 매력적인 일

 

판촉이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할 건가요? _ 설문지 중


판촉사원들이 다시 이 일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이나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고객의 작은 변화에 기여하는 순간, 그들은 그저 일을 넘어선 의미를 찾는것..

그래서 이 일은 그들에게 직업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마음이 바로 판촉을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힘이자,

그들이 진정한 '판촉 예술가'로 불리는 이유라 생각한다.


판촉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다.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 이유를 제시하며, 설득하는 과정이다.

끊임없이 그 이유를 찾아내고, 이를 전달하며,

완판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보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어려운 일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이 일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소중한 일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대면 영업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판촉사원들이 이 일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한 부분은,

인간적인 소통과 관계 맺음의 가치를 기술의 발전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세상이 변해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만족감과 의미는 변하지 않을 테니까.


이건 비단 판촉사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판매하고 설득하는 사람이니까.

때로는 자신의 가치를, 때로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그 일을 선택하게 만드는 이유 아닐까?"


이전 06화 진짜가 되고 싶은 가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