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틴판양 Aug 20. 2024

“감정노동자가 아닌 감정공감자"




나는 '감정노동자'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 단어가 주는 무게감과 그 속에 담긴 고단함이 마음에 걸립니다.

더군다나, 이 용어를 서비스업에만 국한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사실, 우리는 모두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감정 소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왕이면,

더 긍정적이고 힘이 되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국의 물류서비스 회사 PIE(Pacific Intermountain Express)도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배송기사들의 부주의로 매년 25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그 원인을 분석해 보니 56%가 컨테이너 물품을 제대로 분류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였죠.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품질관리 전문가인 애드워드 데밍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모두가 복잡한 과학적 해결책을 기대했지만, 박사가 제안한 것은 단순했습니다.


바로 호칭을 바꾸라는 것이었죠.

“배송기사를 앞으로 ‘물품분류 전문가’로 부르십시오.”


처음에는 그저 이름을 바꾼다고 무슨 변화가 있을까 싶었지만,

회사는 그의 제안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한 달 만에 배송 오류가 10%나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지 호칭을 바꿨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불리고 싶은가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부르고 싶나요?

우리는 불려지는 이름에 따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삶의 태도 역시 달라지죠.


나는 우리의 판촉사원들을 '감정노동자'라고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고객의 감정을 공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감정공감자’라 부르고 싶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채워주는 일입니다.

그들이야말로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창출해 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그 가치를 반영한 호칭으로 불릴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따뜻한 세상이 될까요?


 나는 우리가 더 나은 이름으로 불리며,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일출_230909


작가의 이전글 없어요, 몰라요, 안돼요 _ 3불 용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