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도 오미크론이 12월부터 3월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많은 가족들이 자가치료 정보를 주고받으며 이겨내가고 있어요. 저희 가족도 그 가운데 좀 앓았지만 잘 쉬었습니다. 다만 가계경제는 어려워지고 있어 마음이 무겁군요.
코로나 기간에 좋았던 점만 이야기해 볼께요. 굉장히 기뻤던 하나가 뭐냐면, 첫째 아이가 한글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이 아이는 원래 저와 한국어로 이야기는 정말 잘했었거든요. 한글책은 아직이다 싶었는데 이번 코로나 격리기간을 보내면서 조금 모르는 글자 보충해주고 써보게도 했더니 어느새 한글 동화책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해외에서 키우는 2세 아이도 좀 노력하면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어요. 금쪽이에 나오시는 오은영 박사님이 8살 아이에게 한글 배우기가 적기이다.. 한국어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라면 3개월 만에라도 한글 읽기가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한글은 위대해요. 세종대왕님 최고구요.
호주의 한국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는 방법 중에 각 지역에 있는 토요일 한글학교를 빼놓을 수 없겠죠. 한글학교가 정식으로 한글을 배우는 시간이긴 하지만 사실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꾸준히 토요일마다 한글학교를 간다면 모르지만 토요일엔 가족끼리 놀러 가는 일도 많고 스포츠를 하러 가서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도 하니까요. 부모님들이 계속 한국어로 대화해주고 한국 티브이를 보는 게 그래도 제일 한국어를 안 까먹는 방법인 것 같아요. 하지만 한글책을 읽을수 있는 아이가 된다는건 여기서 자란 친구들도 모두가 할 수 있는 건 아니기에아이가 글을 읽어나간다는 일이 약간 두근두근한 일이었어요.
호주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영어로 학습을 하고 자라면서 한국 친구끼리도 영어로 하는 게 편하게 된다고 해요. 그래서 영어를 배우는 게 우선순위에 있어요. 그런데 다 아시겠지만 학교에서도 이중언어를 하는 아이들. 즉 영어가 아닌 모국어를 가진 아이들의 영어능력이 떨어진다고 그렇게 걱정하진 않습니다. 서포트는 해주지만 오히려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로 두는 걸 권장을 해요. 두 언어를 하게 되는 아이가 결국 학업성취도가 좋고 호주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일이 많아요.영어보다 한글을 더 읽히고 싶은 저희 부부의 생각과 같아요.
호주에는 다국적 회사들이 많은데 호주 안의 민족이 다양하니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능력이 있는 직원들을 다양하게 뽑아요. 백인들에게만 물건을 팔아서 될 일이 아니거든요. 일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면 한국 세일즈를 분석하고 일할 사람이 필요하고 인정받기 쉽죠. 또한 제가 사는 시드니는 한국사람들로만 대상을 해도 비즈니스가 가능한 사회예요. 한인 인구가 넉넉한 곳은 비즈니스 방법도 다양해집니다. 저 역시도 한국분들이 주 고객이고요. 오히려 한국말 못 하면서 일하려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언어로 하는 비즈니스는 더 잘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첫 아이의 경우는 여기에서 태어난 이민 2세예요. 부모님과 10대에 이민 와서 학교에 적응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좀 다르죠. 영어 과외도 하고 학교에서도 영어 보충을 많이 해준다고 해요. 새로운 환경에서 언어를 배우니까요.
그러나 2세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를 해외에서 시작한 아이들에겐 한글이 참 중요합니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친구와 한글학교와 책을 통해 계속 한글을 쓰도록 서포트해주고. 한글 책을 읽는 만큼 용돈이라도 주면서 아이에게 모국어 사용을 격려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