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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일은 아빠일일까 엄마일일까.

토론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

by 파파케어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며 한국어를 가르쳐보고 짧은 시간에도 책을 읽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저희 부부는 상당히 감격스러웠어요. 걱정스러워했던 모국어 학습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갖게 되었고요. 그래서 이참에 느꼈던 이야기를 몇 가지 더 해볼게요.


모국어 공부의 시작은 아이와 부모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시작되잖아요. 이후로도 아이가 부모와 소통하는걸 어렸을 때처럼 계속 원하고 즐기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부모와 관련된 더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언제가 시작인지도 모르고 알고 있던 모국어 단어들과.. 부모의 강조하는 원칙들, 부모가 밤마다 말해주는 이야기들, 부모의 말하는 스타일.. 보는 책들.. 그런 것들이 사실 다 한국어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이에게 굳이 너는 한국인이야.. 한국어를 배워야 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겠죠. 동기부여라는 말도 필요가 없어요. 인간의 첫 번째 학습일 수 있는 언어학습도 관계와 정서에서 시작되는 걸 알 수 있어요.


엄마 아빠를 좋아하면 당연히 같이 있고 싶고, 놀고 싶고,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해요. 그림을 그리고 그위에다 “어마.. 아빠”라고 적어서“사랑헤요”라고 쓰고.. 이런 과정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언어교육과 가정교육으로 흘러가는구나라는걸 깨닫게 돼요.

어린아이는 늘 부모와 같이 있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데 부모가 아이와의 시간을 많이 확보해서 함께 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국어 학습도 그렇고요.



"부모가 가장 해야 할 일은,

아이와의 퀄리티 있는 시간보내기."



아이 교육은 고민고민하면서 방향과 타이밍을 잡고 아내와 상의하곤 해요. 아빠로서(피곤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조절된 상태의 아빠로서) 아이들과의 시간을 내기 위해선 정말 여러 여건들이 맞아야 해요. 늦게 들어오는 날들이 많으니 아내에게 제 생각을 많이 나눠줘야 하는데 아내역시도 바쁜건 마찬가지라 제 말이 잔소리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아빠가 중심이 되어서 그런 주제를 끌어간다는건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양육의 부담을 아내에서 남편에게로 가져와 주는것. 아.. 나중에 더 이야기할께요.


이렇게 아이 키우면서 조심하려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우리 애들이 못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럴 때면 화도 나죠. 누군가를 탓하고 싶잖아요. 마침 아내가 앞에 있고요. 아내에게 우리 애들 요즘 왜 이러냐 좀 가르쳐라.. 이런 이야기 막 나오려 하고요..

갑작스러운 상황이나 피곤한 상황에서는 탓하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지금까지 일하고 왔는데!!.. 하지만 더 이상 그 입을 닫고 아이들을 부르고 상황을 설명하게 하고 정리해줍니다.


최대한 아이 양육 관련한 모든 걸 제 책임으로 두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어요. 학교 공부 챙겨주는 건 어려울 수는 있어도 아이들이 책 읽는 것. 물건 쉐어링 하는 것. 집안 룰을 이해시키고 지키게 하는 것. 건강하게 먹는 법. 자는 시간.. 이런 것들이요..


늘 해왔던 일인데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이유로 새롭게 느껴지고 재미있어진다니. 아이와 함께 살아간다는건 부모에게 사실 엄청난 즐거움이에요. 그들을 양육하면서 부족한 나를 깨닫게 되고 이것저것 배우고 적용해 보다 보면 인간으로서도 성장하게 되고 조금 더 나은 무언가가 된다고 믿습니다. 내 상태만 좋다면... 아이는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와요. 피곤하고 짜증 난 상태에서의 아이는 일 못하는 부하직원처럼 느껴질 수도...


우리의 수고도 아이들이 10대가 되기 전까지가 피크일거에요. 그 이후는 또 다른 시간이 펼쳐지며 아이들은 부모와의 시간에서 독립해 갑니다.


그전까지만이라도..

우리가 이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파파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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