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문제를 냅니다.
이 선생님은 늘 쉬운 문제만 냅니다.
문제를 어서 맞혀주길 바라고 있는 눈빛이에요.
내기 전부터 표정이든 손으로든 아이들에게
뭔가를 표시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이가 잘 모르겠나 봐요.
선생님에게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알 수 있을텐데...
오늘은 왠지 아이가 지쳐보이긴 하네요.
그래도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아요.
아이가 끝까지 답을 맞히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아이가 문제를 맞히는 순간이
선생님에겐 가장 기쁜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마음 좋은 문제 출제 선생님이에요.
아이가 내는 문제들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한 문제예요.
아빠가 오기만을 하루 종일 기다렸다가
아빠가 알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섞어 문제를 냅니다.
지친 하루를 보낸 아빠지만
잘 모르고 시작했더라도 결국은 맞힐 수 있어요.
아이는 그렇게 해줄 거예요.
물어보면
늘 알려주거든요.
문제의 답은,
이번 주말에 갈 동물원이기도 하고
우유와 섞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일 수도 있어요.
오늘 받은 선생님의 칭찬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오늘은.
‘아빠’ 그 자체일 때도 있어요.
오늘 맞추었다면
내일은 더 어려운 문제가 나오겠지만,
걱정 없어요.
아이는 늘 최고의 힌트를 주는
마음 좋은 선생님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