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누군가의 마음이 느껴지면
미리쓰는 편지
세연아.
아빠는 말이야.
맛있는 과일들을 먹을 때면
창조주가 얼마나 인간을 사랑했을지 생각해봐.
씨를 널리 뿌려 자신을 복제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물로만 보기엔
과일은,
너무나 오묘하고 예쁘면서
달콤한... 선물 같은 모습으로 나무에 달려있지 않니?
어쩌면 새나 원숭이에게
먹이가 될 정도면 충분할 텐데,
어쩌면 씨앗을 숨겨놓는
보호막 정도의 역할만 하면 될 텐데,
누군가가
나무가 해야 할 일에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 더 숨겨놓은 것처럼.
엄마의 사랑처럼
아빠의 책임처럼
할머니 할아버지의 희생처럼
과일은 우리를 향한
창조주의 사랑이란다.
세연아
문득 너를 사랑하는 누군가의 마음이 느껴지면,
그때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보렴.
그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큰 축복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