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필사 기록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새벽에 일어나 시 하나를 고릅니다.
한번 읽고 두 번 읽고 제일 오늘의 감정에 마음에 들어오는 시를 골라요.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며 써 내려갑니다. 한번 읽을 때 두 번 읽을 때 그리고 필사할 때 느낌과 감정이 전부 다릅니다.
특히, 손글씨로 눌러쓴 글씨는 자꾸 나를 쳐다봅니다. 내가 잘생겼나? 자꾸 말을 걸어옵니다 :)
잘했다고 말하고, 계속 새벽에 만나자고 합니다.
자주 만나기로 하고 인사를 합니다.
오늘 맘에 꼭 담은 문장입니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누군가에게 편지가 되고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된다는것....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맘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요.
오늘도 모든 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