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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물꼬기 May 10. 2023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시필사 기록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새벽에 일어나 시 하나를 고릅니다.

한번 읽고 두 번 읽고 제일 오늘의 감정에 마음에 들어오는 시를 골라요.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며 써 내려갑니다. 한번 읽을 때 두 번 읽을 때 그리고 필사할 때 느낌과 감정이 전부 다릅니다.


특히, 손글씨로 눌러쓴 글씨는 자꾸 나를 쳐다봅니다. 내가 잘생겼나? 자꾸 말을 걸어옵니다 :)

잘했다고 말하고, 계속 새벽에 만나자고 합니다.

자주 만나기로 하고 인사를 합니다.


오늘 맘에 꼭 담은 문장입니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누군가에게 편지가 되고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된다는것....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맘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요.


오늘도 모든 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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