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야 Feb 23. 2021

퇴사가 고민일 때

[퇴사 후 인생 2막 아빠 에세이]


가족 몰래 회사를 때려치우고, 예전처럼 양복 입고 출근길을 나섰다.  곳이 없었다. 어쩌다 눈에 띄는 공원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생각했다. ‘어쩌다  인생이 이렇게  걸까?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남들처럼  참고 다닐  그랬나? 이제   먹고살지?’ 막연하게 ‘장사라도 해서 먹고살면   아니야하고 뛰쳐나왔지만, 막상 퇴사하니 막막했다. ‘ 그렇게 사니 참고 살라던 가족들 말을 들을  그랬나? 나가면 별거 있냐, 처자식도 생각해야지 하며 그냥  다니라던 친구들 말을 들을  그랬나?’ 오만가지 생각에 괴로웠다. 새벽 버스 타고 출근해서 남이 시키는 일만 하다가 녹초가 되어 자정이  돼서야 만원 버스 타고 귀가하는 생활에 지쳐가고 있었다.   지난 아이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한국 생활이 처음인 외국인 아내와 대화할 시간도 없었다. 살려고 일하는지, 일하려고 사는지, 도대체 내가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없었다.  이상 버틸  없었다.

 이상 버틸  없는 한계 상황에 부딪혔을  퇴사했다. 퇴사할   직장 상사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퇴사하다니, 용기가 대단하구먼. 부럽네라고. 하지만 , ‘퇴사할 용기 있었던  아니다. ‘계속 다닐 용기 없었을 뿐이다. 한계 상황이었다.  다니다가는 어떻게 돼버릴  같은. 그래서 대책 없이 퇴사했는데, 결국  입사했다. 가족의 설득으로  번만   참고 가족을 위해 달려 보자 다짐하고 재입사했다. (재입사도 쉽진 않았다.) 역시, 아니었다.  번째 퇴사 때는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족도 이번만큼은 ‘ 되겠다싶었는지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하고 싶은  해보라고 격려해 주었다. 퇴사가 고민이라면 ‘더는 버틸  없는 한계 상황일  어쩔  없이 퇴사해야 한다. 아무리 아빠라도. 아니, 아빠이기 때문에 훗날 가족을 위해서라도 그래야 한다. 머뭇거리면 위험하다. 한계 상황인지 아닌지는 가족도 모른다. 오직 본인만  뿐이다. 내면에서 보내오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주의 깊게 성찰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쉬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앞날을 기약해야 한다. 건강도 해치고, 마음도 다치면 가족을 위해 다시 일어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퇴사를 고려해야   다른 경우는 ‘마음이 시키는 , 하고 싶은 일이 있을 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 궁리가 되어있을 때이다. ‘이런 일을 하고 싶은데, 이것저것 조사해 보니 지금 월급 정도는   있을  같은데, 그럼 그런 일로 지금 먹고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해보자. 오케이, 가능성이 있겠는데싶을  퇴사하는 거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가족을 설득하기도 힘들다. (가족 몰래 때려치운 1인으로  말은 아니지만 서도.) 그럼, 진짜 하고 싶은 일인지, 그냥 회사 다니기 싫은 건지 어떻게   있을까? 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사는 일이 있다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런 일은 술만 마시면 하고 싶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래서 정작 자신은 모를 수도 있다. 그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아내는 알아도  가르쳐줄  있다. 감안하자. 그런 일이 있다면  번쯤 진지하게 먹고  가능성이 있는지 깊게 파고들 필요가 있다.  하나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필요도 없는데, 시간 가는  모르고 하는 일이 있다. 노오~, 게임 말고.  되는  중에서. (말하는 거다). (좋아하는 게임으로 돈도 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지만.) 지속해서 시간 가는  모르고 하는 일이 있다면  일이 돈이   있는지 알아보거나 돈이   있도록 궁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20 때부터 술만 마시면 종종 ‘맥주도 팔고, 커피도 파는 카페같은  하나 하고 싶다고 했었다고 한다. 요즘 장사하는 나에게 친구가 해준 말이었다. 그때도  장사한다고 그랬다고. 먹고 사느라 잊고 있었는데, 친구 말을 들으니 ‘, 역시 그랬었구나. 그래서 결국 장사를 하는구나’ 싶었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에는 신중하게  가지 스스로 질문하고 체크해 보아야 한다.
더는 버틸  없는 한계 상황인가? 아니라면 아직 먹고살 만하다. 계속 다니자.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없다면 회사 다니면서 찾아야 한다. 있다면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 회사 다니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 방법은 궁리해 두었는가? 지금 월급 정도는  실행 계획이 있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돈이  때까지 버틸 자신 있는가? 그때까지 버틸 자금이 있거나 방법이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일보다 힘들어도 버틸  있는가? 그만큼 하고 싶은 일이어야 견딜  있다. 주변 반대에도 흔들리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는가?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려울  흔들린다.

시간을 두고 이러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퇴사할지 계속 다닐지 판단해 보자.

더는 버틸  없는 한계 상황이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하던 일을 하면서 은퇴 없이 평생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  있도록 인생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언젠가는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 날이 오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입사와 퇴사,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지 않고 평생 먹고살  있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사는 방법을 찾으면 그땐  이상 지체할 필요 없다. 그냥  걸음 내딛는 거다. 처음부터 뛰려면 힘들고 지치니 작은  걸음부터 내딛는 거다. 뚜벅뚜벅 걷다 보면 길이 보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때다 싶으면 냅다 달리는 거다. 살다 보면 기회인  알았는데 위기이고, 위기인  알았는데 기회인 경우가 온다. 위기라고 느낄 때도 생각하기에 따라선 기회일  있다. 대책만 세워선   없다. 부딪혀 봐야   있다. 방향만 정해지면 가는 거다. 달리는 거다.

퇴사, 생각하기에 따라선  인생  좋은 기회일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캔디가 된 아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