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키즈노트를 눈 빠지게 기다리는 이유
“어린이집 가기 싫어!!!”
“아빠, 졸려~~~~”
“아빠, 엄마 학원에 가고 싶어~”
우리 집의 아침 풍경은 대략 이렇다. 5살이 되고 나면 조금은 괜찮아질까 생각했다. 조금 크면 괜찮겠거니 했던 어린이집 생활은 쉽게 나아지질 않는다. 워낙 아침잠이 없어 일찍 일어나 아빠, 엄마와 신나게 놀다가 어린이집을 가려니 더욱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듯하다. 며칠 전 딸의 외할머니는 “오전 내내 놀고, 주말에 놀고, 아빠 엄마가 잘 놀아주는 데 가고 싶겠니?”라는 말을 했다. 그렇지. 또 다른 사람들은 “놀아주지 말아요~”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제일 어려운 일이다. 아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걸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특히 평일 휴무 날에는 마음에 수십 번 갈등을 한다. “좋아, 오늘은 어린이집 땡땡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땡땡이도 습관 될까 쉽사리 선택하진 못한다. 아빠, 엄마랑 이렇게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걸 보면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나 싶기도 하다. 아이가 태어나고 텔레비전을 틀지 않아 큰 액자처럼 거실에 있어 세상 돌아가는 걸 반박자 늦게 안다. 특히 아이 관련 사건, 사고는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리다. 온종일 분노와 짜증이 쌓여 화가 난 사람처럼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또 매번 반복되는 사건, 사고를 예방치 못하는 우리나라를 욕하기도 한다. 아침마다 어린이집 이야기만 하면 그렁그렁한 눈을 할 때면 가슴이 찢어진다.
2021년 보건복지부와 육아연구 실태조사에서 원을 처음 이용하는 나이는 평균 21.8개월이라 한다. 맞벌이의 경우는 19.8개월로 더 빠르다. 말 그대로 ‘평균’이니 실제로 더 빨리 보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일찍 아이를 보내야만 하는 부모도, 원에 일찍 적응해야 하는 아이도 마음 아프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기 전부터 3년은 우리 품 안에서 키우자고 결심했다. 3년간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함도 있었지만, 온전히 걱정 때문이었다. 혹여 선생님이 꼬집거나, 일어나선 안될 일을 당했을 때 최소한의 표현을 할 수 있을 때 보내고 싶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운영하던 학원의 요일을 줄이고, 아내와 근무 요일을 나눠 출근했다. 집 근처 친할머니의 역할도 큰 몫을 했다. 아빠, 엄마, 조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금도 이틀은 친할머니가 함께 육아에 도움 주신다. 회사 생활이 아니어서 시간 조율은 자유로웠지만, 수입은 불안정했다. 하지만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우선이었다. 우리 부부의 결정과 친할머니의 헌신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그리고 2023년 12월 이사를 하며, 어린이집 물색을 시작했다. 이때 알았다. 어린이집은 부모가 보내고 싶다고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란 걸말이다. 마감. 마감. 마감. 내가 원하는 어린이집 가기란 더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처음 어린이집을 신청을 할 때 방법을 몰랐다. 집 주변 가고 싶은 어린이집을 찾은 뒤 전화로 방문 상담 예약을 했다. 하루에 여러 곳을 비교해야 감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2~3곳을 방문했다. 방문 상담 뒤 알게 된 사실은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 사이트에서 신청 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우선적으로 신청 후 방문하여 원을 둘러보는 경우는 많은데, 신청도 안 하고 방문해서 상담받는 건 오랜만이라고 입을 모으셨다. 3곳 중 2곳은 이미 신청자가 많다고 했다. 우선 사이트에서 대기 신청을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 곳은 아빠, 엄마가 함께 예약도 안 하고 상담 방문 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봐 주셨다. 거주 중인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집이라 가장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원장님은 아이 이름을 기억하겠다며, 집에 가서 대기 신청부터 하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우리는 2024년 3월 새 학기에 맞춰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었다. 어린이집 신청 시 각종 서류와 점수로 입소 신청이 되겠지만, 간절하다 보면 직접 방문해 보는 방법도 좋다 생각이 들었다. 간절함은 가장 강한 무기다. (2024년 4살 딸아이와 같은 나이 신청자가 많아 반이 3개가 개설되고, 더 어린아이 반이 1개가 줄어 다행히 입소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 입학과 동시에 우리 가족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어린이집에 가기만 하면 9시 반 등원, 4시 하원을 하며 순조롭게 흘러갈 거라 생각했다. 아이를 떠나보내는 부모 마음도, 부모를 떠나 홀로서기하는 아이의 마음도 찢어졌다. 처음으로 아이를 혼자 어린이집에 두고 1시간을 있었을 때 아내와 밖에서 엉엉 울었다. 오전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음에도 아이를 보내는 게 죄스러웠다. 아내와 몇 번이나 “보내지 말까? “라는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결국 아이는 부모 품을 떠나야 하는 걸. 스스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했다. 부모란 아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발돋움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역할이어야 했다. 그리고 어린이집 생활을 하며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사진을 유심히 봤다. 사진 한 장 한 장 표정을 살펴가며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했다. 선생님이 올려 주시는 사진에 아이가 많이 없다면, 그날은 아이가 조금 힘들었던 날이다. 그땐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놀았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눈물이 한 뼘 더 성장하는 순간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마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난다. 걱정도 잠시 사진 앨범엔 활짝 웃고 있는 아이 모습이 올라온다. 다행이다. 이제는 아빠, 엄마와 작별하기 싫은 눈물임을 안다. 지금은 더욱 믿고, 응원하고, 힘을 준다. “아빠, 엄마는 OO이 마음에 항상 있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