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보다 소중한 것

장난감은 사지 않기로

by 파파레인저

딸 어린이집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초대된 친구 어머님이 거실에 있는 장난감을 보고 말했다. "장난감이 엄~청 많네요!" 그런가? 장난감보다 몸으로 놀기를 좋아하는 딸이기에 이것도 많은 거구나 싶었다. 시간이 흘러 반대로 친구 집에 놀러가게 되었다.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입성하자 장난감들이 인사해주었다.' 녕!!!!!!!!!!!!!!!!!!!!!!!!!!!!’ 거실 한쪽을 모두 차지한 장난감을 보며 놀랐다. 이제야 깨달았다. 그냥 하셨던 이야기라는 걸 말이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장난감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다. 대부분 아이 키우는 친구 집을 가면 장난감이 발에 치일 정도로 많았다. 남자아이들 장난감은 부피도 크고,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아이가 변신로봇을 좋아한다면 더욱이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나 또한 첫 조카가 태어났을 때 없는 주머니 사정에 참 장난감을 많이 사줬다. 하지만 새로운 장난감이 출시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만화 종류도 한두 개가 아니니 세상에 장난감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안 사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랑스러운 조카를 보면 안 살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딸에게는 장난감을 거의 사주지 않는다. 6학년이 된 조카에게 장난감을 많이도 사줬지만, 결국 삼촌(나)과 노는 자체를 좋아했다. 장난감은 순간이었다.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건 물건이 아니라 관심이었다. 생각보다 유행이 빨라지는 장난감 시장에서 호구 당할 마음도 없었다.


최근에는 여아들을 위한 장난감 시리즈가 나왔다. 맞다. 파산... 아니 티니핑이다. 우리 딸도 티니핑을 참 좋아한다. 티니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친척 언니가 준 장난감을 보며 알게 되었다. 파산핑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집을 둘러보면 티니핑이 많이 보인다. 색칠공부, 팬티, 색연필, 머리핀 등...6살 여아를 키우는 친구는 장난감 매장 가기가 두렵다고 했다. 말 그대로 파산핑이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OO핑이 얼마나 많은지 이름도 외울 수가 없다. 장난감을 사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환경오염이다. 대단한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장난감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 아니더라도 포장지가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다. 대단한 환경파괴다. 다음으로 유행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장난감에 정이라도 붙일라 치면 금방 유행이 지난다. 어른도 신제품을 좋아하는데, 아이라고 다를까?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큰 이유는 장난감보다 사람과(아빠) 노는 걸 더 좋아하는 딸을 둔 덕분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아이와 항상 여행을 갈 때면 '탐험'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최대한 발 딛고 있는 공간에서 장난감을 찾으려고 애쓴다. 세상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아이가 가르쳐주었다. 외출할 때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에 딸은 손이 가볍다. 그렇기에 나뭇가지를 들고 여기저기를 두드려 보기도 하고, 길에 쓰러진 지렁이를 발견하면 구급대원이 되기도 한다. 탐험이 빛을 발하는 공간을 꼽자면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갈 때다. 운 좋게도 할아버지, 삼촌 할아버지, 고모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신다. 품목도 다양하다. 쌀, 양파, 고구마, 딸기, 메론, 수박, 무, 배추 등... 없는 게 없다. 시기에 맞춰 시골에 가면 무료 체험도 가능하다. 양파 수확철에 딸과 따라 나선 적이 있다. 대부분 양파는 노지(지붕이 없거나, 덮지 않은 땅)에서 수확을 한다. 따갑다 못해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양파를 주워야 한다. 뜨겁다 못해 따갑다. 아이는 봉지에 땀을 줄줄 흘려가며 양파를 주웠다. 큰 건 아빠 양파, 작은 건 아기 양파 하며 한 가득 담아 집으로 가져왔다. 지금까지도 양파 먹을 때 "내가 딴 거..."라고 한다. 그게 언제 적인데. 몇 만 원짜리 장난감보다 작은 양파 하나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태어나고서부터 마음을 고쳐먹은 게 또 하나 있다. '부모가 싫어한다고 해서 아이까지 싫어할 거란 생각을 하지 말자'이다. 여름에는 더워서 카페 가고, 겨울에는 추워서 카페 가는 나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서부터는 사계절 내내 땀과 추위와 함께하는 신세가 되었다. 아이는 언제나 즐겁다. 모든 게 놀이고, 장난감이다. 아이에게는 세상 자체가 거대한 놀이터였다. 곤충과 풀과도 친하지 않은 나지만, 아이는 시골에 가서 온갖 풀과 곤충과 함께하는 걸 즐긴다. 할머니가 키우는 텃밭에서 직접 오이를 따다가 물에 척척 씻어서 먹는다. 호스를 끌어다 차에다 뿌리며 세차도 한다. 시골에 가면 특별한 장난감 없이도 3박 4일 거뜬히 놀다 온다. 책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에서 '장난감을 버려야 아이들이 놀고, 심심해야 아이들이 놀고, 놀잇감을 스스로 만들어 논다'는 말에 백 번, 천 번 공감하게 되었다. 집에 없으면 아이들이 알아서 놀거리를 만든다. 부모와 아이 관계도 더 돈독해짐을 느낀다.결국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함께 놀아주는 부모였다.

KakaoTalk_20250615_063409693.jpg 출처 : 이모 할아버지 우렁 농장
KakaoTalk_20250615_063409693_01.jpg 출처 : 고모 할아버지 딸기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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